에쓰오일(S-OIL)의 중질유분해시설(RFCC)이 태풍의 영향으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로 정유 부문의 적자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피해로 석유화학 사업까지 차질이 예상되며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울산 온산공단 내 있는 RFCC 2호기가 최근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예기치 않게 셧다운(Shutdown) 된 것으로 전해졌다.
RFCC는 하루 7만6000배럴의 저가 잔사유를 처리해 고부가가치의 휘발유, 프로필렌으로 만드는 고도화 설비다.
에너지 가격평가업체 아거스미디어(Argus Media)는 “셧다운은 약 한 달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시장조사기관인 플래츠(Platts) 역시 비슷한 기간 에쓰오일의 RFCC 시설의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휘발유 시설에 정비 보수를 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업계에 알려진 대로 RFCC에 문제가 생긴 것이 맞는다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값싼 벙커C유를 전환해 프로필렌을 생산하고 이를 다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이 체계는 평소엔 원가 경쟁력 확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초 원료인 프로필렌의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다운스트림인 PP와 PO 생산도 잇따라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구조다. 에쓰오일의 PP 생산능력은 연간 40만 톤(t), PO는 30만 t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상반기 내내 적자를 기록하다 최근 흑자 전환을 기대하던 에쓰오일의 실적 개선세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정유기업에서 종합 석유화학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며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한 에쓰오일은 올해 들어 유가 급락에 따른 손실, 코로나19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 감소 등으로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할 때도 석유화학 부문이 견조한 수익성을 보이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번 셧다운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선 에쓰오일의 3분기 흑자 전환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증권가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이 4조3243억 원, 영업이익은 2352억 원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