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가장 흔하게 거래되는 식품의 국제 가격을 추적하는 것으로, 24개 품목의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5개 폼목군별로 매월 작성해 발표한다. 강한 수요와 미국 달러 약세가 식품 가격의 상승을 견인했다고 FAO는 설명했다. 식품을 포함한 상품은 보통 미국 달러화로 표시되며, 이에 달러 약세는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중국도 이날 자국의 지난달 식품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2% 급등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돼지고기 값이 급등한 것이 주 원인이었다. 지난달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52.6% 폭등했다. 이밖에도 채소 가격은 7월 대비 6.4% 올랐으며, 같은 기간 달걀 가격은 11.3%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긴급한 식량 부족은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이동 억제에 따라 농장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 위기가 전개되면서 국내 식량 공급망의 붕괴, 식량 생산에 미치는 다른 충격들, 소득 상실 등은 많은 나라에서 강한 긴장감과 식량 안보 위험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식량 가격은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많은 나라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로 인해 다양한 수준의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농업기업 올람의 조사에 따르면 7월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에서 코코아, 커피, 깨, 면화 등을 키우는 소규모 농장 2400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동 제한과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식량 및 영양 부족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에 응한 농가 중 70%는 지난 4개월 동안 평소보다 수입이 적어 식량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세계은행은 “농가가 극심한 굶주림을 겪고 있다면, 그들은 내일을 위해 씨앗을 심는 것보다 오늘 음식을 사는 것을 우선시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이것은 향후 식량 부족의 위험을 가중시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