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들이 연이어 명품 가구 브랜드를 유치해 고객몰이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도 작용했다. 특히 고가 제품 구매는 대부분 직접 눈으로 보고 사는 오프라인에서 주로 이뤄지는 만큼 매장 집객 효과에도 탁월하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들의 명품 가구 브랜드 판매에 적극적이다. ‘가구의 하이엔드 명품’으로 불리는 ‘폴트로나프라우’와 모더니즘 가구의 상징으로 꼽히는 ‘놀(knoll)’을 업계 단독으로 선보인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는 영국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인 ‘히프노스’를 팝업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 브랜드는 스웨덴 왕실 납품업체로 최대 1억 원이 넘는 ‘해스텐스’ 침대는 유명하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달 서울 무역센터점 4층에 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폴리폼’(Poliform) 매장을 열었다. 폴리폼은 1942년 이탈리아 북부 브리아자 지역에서 시작된 현지 대표 가구 브랜드다.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76개국에서 8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무역센터점에서는 105㎡ 규모로 테이블과 식탁, 소파 등 30여 종의 가구를 판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이달 24일까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에 덴마크 가구 거장 ‘핀율’(Finn Juhl) 팝업 스토어를 선보인다. 핀율은 북유럽 디자인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진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팝업에선 2000만 원대의 치프테인 의자와 그래스호퍼 의자, 1000만 원대의 펠리칸 의자를 내놓는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은 강남점에 아예 대규모 편집샵을 열었다. 3305㎡(1000평) 규모의 세계적인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은 오픈 첫 달 하루 평균 1만 명의 고객이 방문할 정도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고, 7개월만인 지난 6월까지 방문객 수는 100만 명으로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기준으로 삶의 질과 관련한 소비가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입고 먹는 의류와 식품 위주의 소비에서 가구와 식기 등 리빙으로 소비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는 국내 시장 성장세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홈퍼니싱(가구와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이용해 집을 편리하고 개성 있게 꾸미는 일) 시장 규모는 2008년 7조 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 원으로 두배 커졌고, 2023년에는 18조 원으로 덩치를 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홈인테리어에 대한 니즈도 한층 높아졌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8월 가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7%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8월에도 39.1%나 신장했다.
박성주 신세계백화점 생활팀장은 “워라밸 문화가 확산된 후 일과 삶을 구분하고 집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명품 가구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