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1조 원 대를 유지하긴 했지만 6개월 연속 이어져온 최고치 경신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달 고용보험 사업장의 고용 흐름을 알 수 있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올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그러나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발(發) 고용 쇼크가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18억 원 늘어난 1조9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4개월 연속 1조 원대를 지속하긴 했지만 2월부터 시작된 최고치 경신 행진은 멈춰섰다. 전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1885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달 지급액의 증가폭이 완화된 것은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9만 명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신규 신청자는 올해 1~7월 매달 10만 명 이상을 기록해왔다. 이에 따라 실업급여 수혜자(누적)는 70만5000명으로 전달(73만1000명·역대 최대)보다 2만6000명 줄었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이룬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에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01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26만2000명 늘었다. 26만2000명 증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기 전인 2월(37만6000명)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이처럼 지난달 노동 시장이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고용 지수가 경기 후행 지표란 점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고용 쇼크가 추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경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2~2.5단계가 현재까지도 유지되면서 대면업종인 음식ㆍ숙박업을 중심으로 산업 전반이 매출급감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실업이 증가하고, 채용도 급감하는 등 고용 타격이 다시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용 타격이 가장 우려되는 업종은 음식·숙박업 등 대면업종과 제조업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크게 늘긴 했지만 이는 재정일자리인 공공행정, 보건복지 등 서비스업의 가입자 증가(+31만4000명)에 기인한 것이며 여전히 대면업종과 제조업의 가입자는 계속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음식·숙박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보다 5만 명 줄었고, 제조업의 경우 수출 부진 지속에 6만3000명이나 감소했다.
더욱이 실업대란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달을 시작으로 유급휴업·휴직 조치 시 정부가 인건비를 일부 지원해주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최장 180일)이 끊기는 사업장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7만9000여개 이른다. 이중 제조업이 2만3050곳으로 가장 많고, 도매 및 소매업(15만64곳), 음식·숙박업(7386곳) 등 순이다.
해당 사업장들이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면 다행이지만 코로나19 여파 지속에 오히려 경영난이 가중될 경우 인건비 지급이 어려워 노동자들을 감축할 공산이 높다.
이에 고용부는 이달부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종료되는 사업장에 대해선 근로자의 고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무급휴업·휴직지원금, 고용협약 인건비 지원사업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2.5단계 조치가 내려진 수도권 내 일반음식점, 커피숍, 헬스장 등 집합금지·제한사업장에 대해 매출감소와 상관없이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장으로 인정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적극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