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대기업 4곳 중 3곳은 아직 신규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뽑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74.2%는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응답했다.
이 중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기업은 50%, 채용을 안 하기로 정한 기업은 24.2%였다.
한경연 관계자는 “지난 2월에 실시한 상반기 신규채용조사에서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 32.5%, 신규채용 ‘0’인 기업 8.8%였음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시장은 상반기보다도 더욱 악화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대기업 비중은 25.8%로 이마저도 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감소하거나 비슷한 기업이 대부분(77.4%)이었다. 전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22.6%였다.
신규채용을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기업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라고 답했다.
△유휴인력 증가, TO 부재 등 회사 내부수요 부족(7.5%)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5.7%) △정규직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5.7%)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확보의 어려움(5.7%) 등도 있었다.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서는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 (27.9%)가 가장 많았고 △수시채용 비중 확대(26.1%) △경력직 채용 강화(20.2%) △AI 활용 신규채용 확대(13.6%) △4차 산업혁명 분야 채용 증가(6.6%) 등도 많이 꼽았다.
대기업 중 과반(54.2%)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언택트(비대면) 채용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9.2%는 언택트 채용을 이미 도입했고, 35.0%는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대기업의 52.5%는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하고 있다. 이 중 22.5%는 공개채용이 없고, 30.0%는 수시채용과 공개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수시채용을 활용하는 기업의 공개채용 비중은 평균 28.5%, 수시채용 비중은 평균 71.5%로 수시채용이 공개채용보다 2.5배 많았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노동, 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29.0%)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8.6%) △신산업 성장동력 육성 지원(16.9%) △정규직, 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4.3%) △진로지도 강화,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10.4%) 등이 꼽혔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고용시장은 기업들의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고용 여력 위축과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신규채용 유인 부족이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산업 활력 제고와 고용유연성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청년들의 실업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