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사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으로 ‘스가 대망론’이 굳어지고 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포스트 아베’를 선출하는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추대하는 분위기로 전개되고 있다. 아베 총리를 배출한 당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 2위와 4위인 아소파와 니카이파가 각각 그를 지지하기로 하는 등 당내 지지도가 약 60%에 달한다.
스가 대망론은 스가가 정식으로 출마를 선언하기 전임에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는 2일 출마 의사를 표명한 뒤 8일 공약을 제시할 예정이다. 스가 장관과 함께 3파전을 이루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이날 오후 각각 출마를 표명한다.
자민당은 이번 총재 선거를 약식으로 치르기로 정했다. 자민당은 이날 총무회를 열고 당원 투표 없이 양원(참의원·중의원) 총회를 통해 당 총재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회의는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1시께 끝이 났다. 그만큼 선거 방식을 둘러싸고 논의가 뜨거웠다는 의미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젊은 의원과 중견 의원 약 10명은 당원 투표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규정에 따르면 당 총재가 임기 도중 사임할 때는 양원과 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로 새 총재를 선출하게 돼 있지만, 긴급한 상황일 시에는 선거 개최 없이 양원 총회로 후임자를 뽑을 수 있다. 총재 선거는 8일 고시되며, 14일 투·개표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원 총회에서는 국회의원 표 394표와 자민당 각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의 141표를 더해 535표로 차기 총재를 결정한다. 양원 총회 방식은 국회의원 표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당내 의원의 표를 절반 넘게 확보한 스가 장관이 유리하다. 반면, 당원들에게는 인기가 많으나 의원 지지 기반이 약한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세를 뒤집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교도통신의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왔었다.
이와이 도모아키 니혼대 정치학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원 총회로 총재를 선출하면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해 스가 장관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올 것”이라며 “반면, 당원 투표로 할 경우에는 당원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이시바 전 간사장이나 기시다 정조 회장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