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플러스(+)에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2차 경제 충격이 우려되고, 이에 따라 올해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발표한 ‘2020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3%에서 -0.5%로 0.9%포인트(p) 하향했다. 국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 -0.8%를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 역시 -0.3%가량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에 관해 내놓은 두 번째 수정치다. 당초 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불거진 4월 말 0.3%로 수정한 바 있다.
당시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상반기 -0.9% 역성장하지만, 하반기 반등세로 돌아서 1.4%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른 V자 혹은 U자 시나리오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망치 수정 이유에 대해 “희망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됐던 V자, 혹은 U자 형태의 경기 반등보다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상의 W자 형태의 이중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및 국내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예상보다 이른 여름철에 진행되고 있다”라며 “바이러스 확산에 유리한 계절인 가을 및 겨울이 다가올수록 재확산 강도의 심화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반기 글로벌 주요국 경제 침체가 기존 예상보다 극심했고, 바이러스 재확산에 따르는 경제 활동 제약 및 수요 침체 지속 등의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민간소비가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소비 활동과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수출증가율(-9.2%)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품목을 제외하곤 모두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부문에서도 실업률이 4% 증가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반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각각 0.7%, 2.2%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산업의 투자 및 기저효과 영향을 플러스 전환 이유로 들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르는 의료 및 방역 붕괴 방지가 가장 급선무이며 강력한 방역 조치가 민간 경제 활동에 부작용을 미치지 않게 하는 보완 대책이 지속해서 추진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완대책으로 △민간소비의 하방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소득 및 세제 지원 △설비투자 여건 개선과 규제 완화 △공공 부문 공사 조기 발주 확대 및 민간부문 투자 활성화 △적극적인 수출 경기 부양책 마련 △고용 유지·확대 및 물가 안정의 지속적 추진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