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연 지 1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과 색상으로 ‘백색가전’이라고 불리던 냉장고는 백색을 벗어나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제품 타입, 소재, 색상의 가전으로 화려하게 발돋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제품 확대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가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의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제품으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였다. 비스포크란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 제작을 뜻하는 말인데, ‘되다(BE)’와 ‘말하다(SPEAK)’라는 단어의 결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 타입, 소재, 색상 등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일률적인 제품이 아닌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연 것이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삼성 냉장고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주된 원인은 비스포크가 삼성 냉장고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생애주기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나만의 제품 조합을 할 수 있고, 색상·재질을 선택해 개성이 담긴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주방 가구에 맞게 빌트인처럼 설치할 수 있는 ‘키친핏(Kitchen Fit)’이 처음 적용된 냉장고이기도 하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냉장고답게 선택할 수 있는 색상과 구성의 폭은 무한대로 넓혔다. 출시 당시에는 9가지 색상, 8개 타입의 모델로 구성됐지만, 최근 4월 선보인 ‘2020년형 비스포크’는 신규 컬러를 포함 총 16개의 색상, 11개 모듈 타입을 갖춰 더욱 창의적인 디자인 조합이 가능하다.
올해 삼성전자는 비스포크에 이어 ‘뉴 셰프컬렉션’ 냉장고 라인업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제품은 고도의 기술이 총망라된 뉴 럭셔리 냉장고로, 비스포크의 개념을 외부에서 내부로 확대한 냉장고다. 패널뿐 아니라 내부 수납 구조까지도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뉴 셰프컬렉션 냉장고의 7월 판매량은 기존 셰프컬렉션이 판매된 작년 동기 대비 2배나 증가했다.
디자인 면에서는 가전 최초로 금속 가공 전문업체와 협업한 ‘마레 블루’와 100% 천연석으로 제작한 ‘세라 블랙’을 포함, 총 5개의 고급스러운 패널로 특별함을 더했다.
특히, 뉴 셰프컬렉션 냉장고 가운데 최고가 패널인 ‘마레 블루’는 최근 인기를 끌며 1차 판매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마레 블루는 이탈리아 금속 가공 전문업체인 ‘데카스텔리(De Castelli)’의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제품이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깊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담았다. 삼성전자는 총 12단계의 공정을 거쳐 고급스러운 광택감과 깊이감을 표현했다. 제작 기간에는 무려 5주가 소요된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 이후에도 인공지능 기반으로 세탁·건조 경험을 혁신한 ‘그랑데 AI’,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삼성 제트’ 전용 먼지 배출 시스템인 ‘청정스테이션’, 홈파티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포터블 인덕션 ‘더 플레이트’ 등 혁신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올해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비스포크 인덕션, 비스포크 전자레인지 등을 선보였는데, 이들 제품 역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통합 슬로건을 적용하기로 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가전,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가전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미래의 가전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가전 트렌드로 ‘나심비’를 꼽았다. 나심비는 ‘나’ ’심리’ ’가성비’의 합성어로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소비 심리를 말한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본인의 경험과 삶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공간에 대해 애착을 두고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나심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집의 형태와 기능이 소비자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변화하며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