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가 강화된 헬스 기능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심박수 확인에 그쳤던 수준을 넘어 혈압측정, 혈중 산소 포화도 측정까지 가능해지면서 시계를 넘어 ‘손목 위 주치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원격의료 관련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국내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앞선 스마트워치 테스트베드로 떠올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로부터 ‘심전도(Electrocardiogram, ECG)’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이 앱은 애플워치에 장착된 광혈류측정(PPG) 센서로 맥박을 측정·분석해 심방세동으로 의심되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감지할 경우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낸다.
심방세동은 흔한 부정맥 질환 중 하나지만, 많은 환자가 무증상으로 본인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혈전, 심부전, 뇌졸중 등을 포함한 합병증의 위험을 매우 증가시킨다.
앞서 애플은 2018년 9월 출시한 애플워치 시리즈4에 심전도 측정 기능을 처음으로 탑재했다. 이후 북미와 유럽 등 세계 각지에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5월 식약처로부터 심전도 측정 앱을 허가받았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워치 액티브2’와 최근 선보인 갤럭시 워치3’에서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최신 스마트워치는 심전도 측정 외에도 다양한 건강관리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3는 심전도 측정뿐만 아니라 혈압,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도 가능하다. 또 낙상 감지 기능, 운동 종목 기록·관리, 수면 관리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애플도 차세대 애플워치에 다양한 헬스기능을 집어 넣고 있다. 애플은 최근 워치 OS7의 퍼블릭 베타버전을 출시했는데, 여기에는 삼성처럼 수면 추적,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업계는 혈중 산소포화도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일부는 혈중 산소포화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의 건강관리 규제를 완화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혈압 및 심전도 측정 앱까지 허용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헬스케어 기능을 웨어러블에 접목하는 국가가 됐다. 미국도 현재 심전도 승인까지만 난 상태로 혈압에 대한 허가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브라질 위생감시국(ANVISA)에서도 혈압측정 모니터 앱 승인을 받으며, 국가별 스마트워치 건강관리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애플도 일본과 브라질에서 심전도 측정 앱 승인을 받으며 적용 국가수를 늘리고 있다.
건강관리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워치가 출시되면서 웨어러블 시장도 재편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 스마트워치 2000만 대가 판매됐다.
반면, 운동 측정 기능에만 제한된 액티비티 밴드 매출은 19% 감소했다. 이런 변화 속에 액티비티 웨어러블 선두업체인 핏빗은 액티비티 밴드·워치 신제품 개발보다는 스마트워치와 연동할 수 있는 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고 집계했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