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세계 7위인 한국이 품목과 지역 편중, 저조한 서비스 비중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9년 기준 세계 10대 수출국을 대상으로 수출품목, 수출지역 및 서비스 수출 비중과 글로벌 10대 수출품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줄었다. 감소세는 점차 완화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미ㆍ중 무역마찰 등으로 2018년보다 최대 13.8% 줄어들었던 것을 고려하면 위기는 여전하다고 전경련 측은 진단했다.
전경련은 한국 수출 구조에는 △품목 쏠림 △지역 쏠림 △저조한 서비스 수출 등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의 10대 수출품목 의존도는 46.3%로 다른 국가들의 평균 36%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았다. 특히 반도체에 14.6%가 편중된 상황이다.
한국 수출의 10대 수출국에 대한 의존도는 70.3%로 10개국 평균인 65.3%보다 높았다. 그중 중국(25.1%)과 미국(13.5%), 베트남(8.9%) 등 5대 수출 대상국의 비중이 절반 이상(58.6%)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첨단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한국의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전경련 측은 우려했다. 중국과 한국의 상위 5대 수출국은 일치하고, 자동차를 제외한 주요 수출 경쟁품목에서 한국의 수출 점유율이 중국에 뒤처지는 상황이다.
한국은 총수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3.8%로 10대국 중 9위에 그쳤다. 최근 10년간 세계 서비스업 성장추세에도 한국의 서비스업 성장률은 0.6%로 지지부진하다.
석유, 금 등 자원을 제외한 수출금액 기준 세계 10대 품목에 대한 한국의 수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승용차,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상위 4대 품목을 제외한 6대 품목의 점유율이 1% 내외에 불과했다.
세계 10대 수출 품목을 성장률 기준으로 재분석한 결과 한국은 지난 5년간 연간성장률 상위 5대 품목 중 반도체에서만 유일하게 4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품목에서는 모두 10위권 밖이었다.
전경련은 한국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은 미국과 독일 등 글로벌 수출강국들은 이노베이션 전략(미국), 첨단기술전략(독일), 고가치제조 전략(영국) 등 정책으로 기존 제조업의 새로운 수출동력을 발굴하고 있다며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과 다양한 서비스 산업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의 수출품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정체됐다”며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경쟁력임은 분명하지만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성장동력의 부재는 우리의 미래 수출경쟁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품목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국 수출산업의 활력을 높이고 선진국형 산업모델로 진화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