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U+리얼글래스’를 쓴 사람들이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며 글래스로 보는 영상이 신기한지 ‘와~, 오~’ 등의 감탄사를 연발한다.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보던 아이돌 가수가 눈 앞에서 춤을 추는 듯 움직이고, 야구 선수의 통쾌한 역전 홈런포 한방도 글래스 안에 모두 담긴다.
11일 LG유플러스 서울 용산 본사에서 진행된 ‘세계최초 AR 글래스’ LGU+ 스마트기기 ‘U+리얼글래스’ 시연 현장이다. 글래스를 착용한 뒤 LGU+에서 미리 깔아둔 기본 애플리케이션을 훑어보던 중 ‘지포스나우’, ‘U+골프’, ‘U+야구’가 눈에 띈다. ‘U+골프’를 우선 테스트했다. 앱을 실행하고 메인에 떠 있는 동영상을 재생하니 ‘스스스~’ 잔디가 흔들리는 소리, ‘훅~’ 하고 바람을 가르는 스윙 소리가 난다. 영상 속 골프 선수가 스윙을 하자 ‘딱’하고 공이 맞는 명쾌한 소리가 안경 다리쪽에 내장된 스피커를 타고 들려온다.
몇 시간동안 쓸 수 있을까. 경량화를 위해 배터리와 CPU를 모두 스마트폰에 연결하다 보니 스마트폰에 케이블을 연결해야 글래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잔여 배터리 용량만큼 쓸 수 있는 셈이다. 송대원 LGU+ 미래디바이스담당 상무는 “스마트폰을 완전히 충전하고 배터리의 30%가 남으면 글래스 이용이 중단되도록 했다”며 “1시간 30분~40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일상용 AR글래스로 나쁘지 않다. 기기가 가벼워 약 7분 쓰고 있는 동안 불편한 곳이 없었다. LGU+만의 콘텐츠를 AR로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AR글래스 전문 제조기업 엔리얼의 여정민 부사장은 “한국에 VR·AR 콘텐츠를 도입하는 이유는 한국에 콘텐츠가 가장 많기 때문”이라며 “LGU+의 경우 콘텐츠도 가장 다양하고 투자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U+야구, U+골프 등 LGU+ 콘텐츠의 마니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듯 하다. 야구 중계를 글래스를 쓰고 보면서 인터넷을 실행, 상대 전적, 타 팀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이 있다. 글래스를 한번 사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LGU+는 하반기에 미국의 플랫폼 기업 ‘스페이셜’과 협업해 원격회의 시스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없이 핸드 제스처로 조작할 수 있도록 서비스도 업그레이드 한다고 한다. 69만9000원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5G 프리미어 플러스’ 이상 요금제 사용자들은 50% 할인된 가격에 손에 쥘수 있어 도전해 봄직하다.
반면 가로가 길고, 위아래가 다소 좁은 스포츠 글래스 같은 디자인이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출시 시점에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과만 연동되고, 연내 LG벨벳, LG V50, V50S로 라인업을 확대한다.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당분간 볼 수 없다.
한편 이날 LG유플러스가 공개한 ‘U+리얼글래스’는 안경 모양의 기기를 착용하면 눈앞에 빔 프로젝터가 나오는 것처럼 스마트폰 화면이 띄워지게 하는 서비스로, 글로벌 스타트업 ‘엔리얼(Nreal)’과 협업해 88g초경량으로 설계했다. 21일 공식 출시되며, 소비자에 직접 5G AR글래스를 판매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화면 크기를 최대 100인치 이상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유튜브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보면서 동시에 3개 앱 화면까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