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처음 구속된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1부(강범구 부장검사)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상 혐의로 A(39)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A 씨에게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및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사고 당시 차량에 함께 타 자신이 운전자라며 거짓말한 그의 여자친구 B(25) 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 씨는 4월 6일 오후 7시 6분께 경기도 김포시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7세 어린이를 치어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차량을 몰고 횡단보도에 진입할 때 신호를 위반하지는 않았다. 다만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등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 씨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차량을 몰았고 차량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또 스쿨존 규정 속도(시속 30km)를 넘겨 시속 40km 이상의 속도로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올해 3월 민식이법이 시행된 이후 전국에서 처음 구속기소된 사례다. 지난달 제주와 부산에서 민식이법 위반으로 잇따라 벌금형이 선고됐으나 모두 불구속 기소된 운전자들이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이달 12일 A 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사망 당시 9세) 군의 이름을 따 개정한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스쿨존 내 무인단속 카메라와 신호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운전자가 어린이 교통 사망사고를 냈을 때 최대 무기징역을 받도록 처벌 수위를 강화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송치됐을 때부터 A 씨에게 범인도피교사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며 "B 씨 혼자서 (자신이 운전자라고) 거짓말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