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체들이 이른바 ‘철 브랜드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판매량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강판은 용융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도금강판 브랜드 ‘알서스타’(ALSUSTA)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특허청에 상표를 출원했다.
용융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도금강판은 자동차 배기계통, 고급 건축물 외장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철강재이다.
포스코강판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기존 제품에 브랜드를 붙이는 것”이라며 “자사 철강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부여하려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오래전부터 철강의 브랜드화에 발빠르게 움직였다. 2017년에는 고유기술이 적용된 자동차강판 기가스틸을 선보였다. 기가스틸은 1㎜²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등 뛰어난 안정성을 자랑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작년에는 건설자재 브랜드인 이노빌트를 공개했다. 건설자재는 밖에 드러나지 않은 만큼 최종 소비자도 쉽게 알아보기 위해 이름을 지어낸 것이다.
경쟁사인 현대제철도 적극적이다. 2017년 내진강재 브랜드 H코어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고객 맞춤형 자동차 솔루션 브랜드 H솔루션을 내놓았다. 이후에도 내마모강 브랜드인 웨어렉스를 출시했다.
동국제강은 일찌감치 주력제품인 컬러강판의 브랜드화에 나섰다. 2011년에는 고급 컬러강판 브랜드인 럭스틸을 출시했다. 2년 뒤에는 가정용 컬러강판 브랜드인 앱스틸을 공개했다.
철강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브랜드화를 추진하는 것은 시황과 연관 있다. 미ㆍ중 무역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철강 시장은 올해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악화됐다.
반등의 여지가 적은 상황에서 업체로서는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화는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동국제강은 럭스틸, 앱스틸을 출범한 이후 국내 컬러강판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로 1위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B2B 사업(사업자 간 거래)이라도 고객사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브랜드는 제품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등 판매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