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세종시와 주변 일대 지역의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급등하던 세종과 대전, 청주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란 지적도 나온다.
28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4.46%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로 서울(2.14%)의 두 배가 넘는다.
이는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따른 여파다. 민주당이 천도론 실행에 속도를 내면서 세종시에선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는 일주일 새 수천만 원씩 뛰었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세종 새뜸마을1단지 메이저시티 전용면적 84.96㎡형은 지난 24일 7억1900만 원에 팔렸다. 동일 면적의 직전 거래가(6억8500만 원, 6월 20일 매매계약)에서 34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새뜸마을12단지 금성백조예미지 전용 74.7㎡형은 13일 7억7500만 원에 팔렸다. 이 역시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인 6월 15일 7억4000만 원에서 3500만 원이 뛰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시 집값은 지난해부터 계속 올랐는데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나오면서 급등세를 탔다”면서 “집주인들은 내놨던 매물을 회수하고 호가를 기존보다 1억 원 넘게 올려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올해를 행정수도 이전 완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향후에도 세종 집값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KB부동산의 매매가격 전망지수에서 세종은 122(기준점 100)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이 ‘제2의 서울’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변 도시들에서도 덩달아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대전 아파트값은 최근 한 달 새 1.11% 올랐다. 5대 광역시 중 최고 상승률로 전국에서도 세종과 서울, 경기 다음이다. 6‧17 부동산 대책에서 대전과 함께 규제지역으로 묶여 한동안 잠잠했던 청주시도 최근 호가가 다시 오르며 반등할 조짐이 감지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행정수도를 이전하면 세종시와 주변 일대 부동산은 100% 오르고, (기존 인프라는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서울의 집값이 떨어질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과열 상황에서 수도 이전 추진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