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여파가 현대ㆍ기아자동차의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양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2%와 73%씩 감소했다.
다만 영업손실을 냈거나 손실이 전망되는 일본과 미국의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수시장 약진과 우호적인 환율, 잇따라 선보인 신차 효과가 주효했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 21조8590억 원 △영업이익 590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8.9%와 52.3% 감소한 규모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컨콜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주요 시장의 이동 제한 조치, 공장 가동 중단 탓에 글로벌 산업 수요가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었다”라며 “이에 따라 판매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원화 약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 개별소비세 인하, 노후차 교체 지원 등 국내 시장의 세제 혜택 효과와 더불어 제네시스 GV80 및 G80 등 신차 판매 호조 덕에 수익 감소를 줄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간 국내와 해외 판매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내수는 전년 대비 12.7% 이상 성장한 22만5552대를 기록했지만, 해외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를 겪었다. 이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8% 감소한 47만8424대의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해외 판매가 부침을 겪고, 고정비 지출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 비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포인트 하락한 2.7%에 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자동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재확산 및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라고 말했다.
기아차의 2분기 실적 역시 현대차와 비슷한 경영환경 탓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아차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21.6% 감소한 11조3688억 원에 머물렀고, 영업이익 역시 1451억 원에 그쳤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2.8%나 감소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영향이 본격화하며 모든 시장에서 수요가 급감하는 등 경영여건이 어려웠다”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고수익 신차와 RV 판매 비중 확대, 고정비 축소 노력, 우호적 환율 영향으로 판매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코로나19 영향이 적었던 국내 시장에서 K5, 쏘렌토, 셀토스 등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 70% 인하에 따른 수요 확대 영향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판매가 늘었다.
해외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공장 가동과 딜러 영업 활동 중단이 본격화하며 미국, 유럽, 인도 등 전 지역에서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2분기 매출은 국내 시장에서의 역대 최다 판매, RV와 신차 중심의 판매 다양화 전략에 따라 1대당 판매단가 상승과 우호적인 원ㆍ달러 환율 영향에도 글로벌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21.6% 감소한 11조3688억 원에 머물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두 회사 모두 2분기 영업손실은 피했다. 일본의 닛산, 미국의 포드 등 경쟁사가 2분기 영업손실을 냈거나 손실이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ㆍ기아차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이날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수요회복이 예상된다”라면서도 "신흥국은 각국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