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자 프렌차이즈 1위 브랜드이자 토종 브랜드인 ‘미스터피자’와 '마노핀'을 운영 중인 MP그룹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티알(TR)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된다.
몇 년 전부터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이전까지 비상장 프랜차이즈가 인수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상장사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상장사 매각은 할리스와 맘스터치에 이번이 세번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은 티알인베스트먼트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낸다. 매각대금은 350억원이다.
MP그룹은 갑질 논란과 횡령으로 오너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2018년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가 결정된 바 있다. 그러나 오너 일가가 경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상장폐지를 가까스로 면하면서 주주들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정우현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MP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티알인베스트먼트는 배타적인 우선협상권을 갖고 앞으로 2주간 실사를 통해 최종 매매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최대 주주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일부 주식을 양도하고, 신주 유상증자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구주 1000만 주(12.37%)에 대한 대금으로 100억 원을 받고, 3자 배정 신주(4000만 주) 발행 방식으로 200억 원 유상증자를 회사에 해주는 방식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티알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은 41.3%에 이르게 돼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MP그룹의 매각을 예정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배제되면서 이미 매각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스스로 경영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라 상폐를 막기 위해 경영을 포기한 만큼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제기돼 왔다”며 “다만, 맘스터치가 매각 후 노사갈등에 휩싸인 전례가 있어 미스터피자 역시 점주와 직원들과의 갈등 봉합이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스터피자가 맘스터치와 같은 노사갈등을 재현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오너의 갑질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일며 매출이 줄어들대로 줄어든 가맹점주들에게는 이번 매각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오너 부재로 인해 사실상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온 만큼 직원들의 고용승계만 이뤄진다면 큰 불협화음은 없을 전망이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부정적인 이미지가 이번 매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