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2만6000명 수준의 공공기관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사회적 형평성 차원에선 여성임원 비율과 고졸인재 신규채용 비율을 각각 23%,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성과 창출을 위한 기본전략’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2022년까지 공공기관 일자리를 누적 6만 명(2017~2019년 3만4000명) 수준으로 창출하고, 지난해 21.1%였던 여성임원 비율을 23.0%까지, 8.4%였던 고졸인재 신규채용 비율을 10.0%까지 높이는 게 골자다.
다만 공공기관 현장에선 일부 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고졸인재 신규채용은 기계적인 할당량 채우기로 전락한 지 오래다. 현재 대부분 공공기관은 대졸인재와 고졸인재를 별도 채용하고 있다. 학벌·출신 등 ‘스펙 위주’ 채용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하고 있지만, 같은 전형으로 통합 채용을 하면 고졸 지원자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서다. 따라서 신규채용에서 고졸인재 비율을 유지하려면 별도의 절차로 채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차별로 이어진다. 한 준정부기관의 실장급 관계자는 “대다수 공공기관에서 신입직원 직급을 나눠 고졸 신입직원이 최소 4년을 근속해야 대졸 신입직원의 직급으로 올려주고 있다”며 “처음부터 채용절차를 통합하면 차별도 불필요하지만, 그렇게 하면 고졸 채용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직급이나 승진에서 차등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성화고 출신을 뽑는다고 하면 인문계 대졸자와도 경쟁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특성화고 출신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공공기관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고졸을 별도 채용하는 과정에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대학 재학생이 고졸 전형에 지원해 합격하면 대학을 자퇴하는 경우가 많아 골칫거리다. 졸업요건을 채운 휴학생의 경우, 고졸전형에 지원한 후 자퇴하거나 대졸전형에 지원한 후 졸업하는 등의 취사선택이 가능하다. 이는 제도의 취지와 전면 배치된다.
여성임원 확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개 공공기관은 임원이 4~5명인데, 이 중 2~3명은 공개모집을 통해 충원된다. 여성 중 임원 승진대상이 없다면 외부에서 수혈해도 된다.
다만 외부에서 여성 임원을 충원하지 못하면 내부 승진을 통해 여성 직원을 발탁해야 하는데, 이 경우 역차별 문제가 생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아직은 위로 올라갈수록 남자가 많은 구조”라며 “성별에 따라 경쟁률이나 승진 가능성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략에는 혁신도시 입주기업 수를 2022년까지 1800개로 확대하고,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과 지역물품 우선구매 비율을 각각 30%, 20%까지 높이는 방안도 담겼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창출전략’에 따른 핵심과제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은 기관별 혁신 책임관 및 혁신 부서를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자체 계획을 수립‧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