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부산을 찾은 것은 최근 △5G·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한 것이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핵심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전기차는 물론이고, 가솔린 차량의 경우에도 엔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전자 기기 탑재가 늘면서 MLCC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글로벌 MLCC 시장이 올해 16조 원 규모에서 2024년 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부산사업장에서는 전장 및 IT용 MLCC,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은 2018년 부산에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왔다.
이번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 및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최근 자동차 부품 사업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차세대 배터리 관련 회동을 한 데 이어, 오는 21일엔 직접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 수석부회장과 ‘미래차 비전’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글로벌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와 하만의 합작품인 디지털 콕핏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 콕핏이란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에 구성된 첨단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통칭한다. 지난 1월 CES에서 5G와 결합한 최신형 제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반도체 부문에선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하는 등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 이재용 부회장이 사업장을 찾아 간담회를 갖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격려한 것은 7번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 공장(3월), 반도체연구소(6월), 생활가전사업부(6월), 삼성디스플레이(6월), 사내벤처 C랩(7월)을 잇따라 찾아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확대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