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는 '박원순계'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의 박홍근ㆍ김원이ㆍ남인순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과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서울시 간부들, 박 시장 지지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국회의원들과 서울시 관계자들은 구급차가 도착하자 묵념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돌아섰다.
박 시장의 일부 지지자는 "미안합니다. 일어나세요"라고 외치며 오열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유족과 서울시 측은 현재 장례를 협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질 것"이라며 "빈소 마련 등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경찰들이 배치된 상태다. 장례를 준비하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새벽 삼청각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딸이 전날 오후 5시께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한 지 7시간 만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와룡 공원 일대를 수색하던 중 삼청각 인근 산속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박 시장의 딸은 전날 오후 5시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간 후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장 서울지방경찰청 주재 회의를 소집해 오후 5시 30분께부터 기동대 등 경찰관을 투입했다. 이어 경찰 635명, 소방 138명 등 총 773명이 추가로 투입했다. 야간 열 감지기가 작동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도 동원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와룡공원-국민대 입구-팔각정-곰의 집'을 연결하는 사각형 구역을 밤 9시 30분까지 1시간가량 집중적으로 수색했지만, 박 시장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이어 밤 10시 30분부터 2차 수색을 벌였고 결국 오전 0시 20분께 삼청각 인근 산속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박 시장의 시신은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전날 오전 10시 53분 와룡공원에 도착했다.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색 점퍼와 검은 바지에 회색 신발을 착용한 상태였다. 검은 배낭까지 메고 있어 등산에 나서는 것처럼 보이는 차림이었다.
애초 박 시장은 전날 오후 4시 40분 시장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지역균형발전을 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출근하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오전 10시 40분께 공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에서) 특별한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향후 변사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의 시신 주변에서는 가방과 물통, 휴대전화, 필기도구, 본인의 명함 등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