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남다른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세계 5위 수준이지만 성장세를 감안할 때 조만간 ‘알리바바’의 중국과 ‘아마존’의 미국 다음으로 3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연착륙이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국내 진출 ‘나비 효과’로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국내 IT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최저가 검색 쇼핑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네이버’는 최근 브랜드 스토어 서비스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LG생활건강과 CJ제일제당에 이어 구찌코리아와 디즈니도 유치한 이 사업의 연내 목표는 200개 업체 입점이다. CJ대한통운과는 24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도 내놨다.
국민 SNS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커머스가 내놓은 2인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 사업도 안착하고 있다. 거래액은 출시 1년 만에 28배로 폭풍 성장했고, 누적 상품 수도 11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백화점 온라인몰을 제외한 전자상거래 최초로 샤넬 화장품이 정식 입점했다.
IT업체의 파상 공세에 파이를 뺏기고 있는 전통 유통업체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하다. 불어난 덩치만큼이나 무거워진 엉덩이에 디지털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지만, 무엇보다 자신들은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약, 출점 제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동안 새로운 경쟁자들이 별다른 ‘허들’ 없이 유통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공정한 싸움이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IT기업까지 가세한 국내 유통시장 주도권 경쟁에 전통 유통업체들은 언제까지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어야 하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