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구현된 금융을 일컫는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의 시장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서비스에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자체 코인을 보상하는 방식이 유행하면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7일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디파이펄스(DeFiPulse)에 따르면 이날 오전 총 디파이 시장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3850억 원)를 넘었다.
지난달 21일 14억4000만 달러(약 1조7409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약 2주 만이다.
당시 성장세는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개인 간 대출 서비스 '컴파운드(Compound)'가 이끌었다면, 최근 고른 시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컴파운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로 사용자들끼리 대출에 필요한 자산풀(MMF)을 만들고, 가상자산을 담보로 다른 가상자산을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총 가상자산 예치 규모는 6억6950만 달러(약 7984억4570만 원)로, 전체 시장 규모 중 3분의 1 수준이다.
2위는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스테이블 코인 서비스 '메이커'로 5억9000만 달러(약 7036억 3400만 원)다.
코인을 이용해 현물 자산을 추종하는 합성 자산을 만드는 프로젝트 신세틱스(Synthetix)는 3억2320만 달러(약 3855억1296만 원)로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탈중앙화 금융 거래 프로젝트 '밸런서(Balance)'가 1억5560만 달러(약 1857억5528만 원)였으며, 코인 대출시장 에이브(Aave)는 1억4800만 달러(약 1766억82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더리움 상에서 구현된 비트코인 프로젝트 랩비트코인(WBTC)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1억 달러를 넘었다. 이는 1만800개의 비트코인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옮겨졌다는 의미다.
디파이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시장 과열에 따른 이상현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컴파운드에 비 상식적인 거래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달러 고정 스테이블코인인 '다이(DAI)'는 시가 총액이 1억8194만 달러인데, 컴파운드 서비스에 예치된 규모가 6억4000만 달러를 넘는다. 다이 총 발행량 보다 컴파운드 예치금이 3배나 더 많은 셈이다.
이는 예치와 대출을 반복해서 컴파운드 코인(COMP)을 보상받기 위한 투자자가 대부분이란 것을 보여준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달 트위터로 "나는 우리들이 당신에게 고금리 DeFi 상품을 너무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통 금융보다 훨씬 더 높은 금리는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차익거래 기회를 의미하거나 쉬쉬하는 리스크가 동반된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