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기술력이 코로나 이겼다… 위기 때 저력 보여준 삼성전자

입력 2020-07-07 11:01 수정 2020-07-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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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 원 '어닝 서프라이즈'

8조1000억 원이란 삼성전자의 2분기 깜짝 실적 일등공신은 반도체로 파악된다. 모바일과 가전, 디스플레이 등도 선방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전 부문이 고른 성적을 내면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8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때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반도체 부문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7조6000억 원으로 가장 높게 전망한 IBK투자증권은 반도체 영업이익을 5조4750억 원으로 전망했다. 1분기보다 37.3% 증가한 규모다.

두 번째로 삼성전자 실적을 높게 예측한 현대차증권은 반도체 부문 매출 19조6540억 원, 영업이익 5조6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전년 동기(매출 16조900억 원, 영업이익 3조4010억 원)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매출 17조6400억 원, 영업이익 3조9900억 원)보다도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일부 사업장 일시 폐쇄되면서 생산차질 및 수요악화로 고전이 예상됐으나 언택트 수요 증가가 이를 상쇄시켰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의 수요가 늘며 서버·PC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량이 늘었다.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영업이익에 도움을 줬다.

매장 폐쇄 등으로 극심한 부진이 예상됐던 모바일(IM)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작년보다는 부진하지만 당초 시장의 우려에 비해서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애초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900만 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5월 이후 코로나 영향이 감소하며 출하량이 5400만 대까지 회복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며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스마트폰의 제품 경쟁력이 낮아진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유럽시장에서 확보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출하량이 기대치를 상회했고, 코로나 영향으로 마케팅 활동이 줄면서 비용 감축 효과도 얻었다. 이에 따라 무선사업부(IM부문)는 1조 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보다는 1조원 가까이 줄었지만, 작년 동기와는 비슷한 수치다. 특히 예상했던 것 보다는 호실적이란 분석이다.

TV·생활가전 등 CE 부문 역시 코로나19로 직접 타격을 받았던 북미, 유럽지역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면서 수요가 그리 나쁘지 않았고, 국내 성수기 진입과 프리미엄 수요 증가와 맞물려 영업이익을 6000억 원 이상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건강·신가전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에 이어 적자가 예고됐던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은 일회성 이익이 약 9000억 원 반영되며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애초 디스플레이 부문은 모바일 OLED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5000억∼7000억 원가량 적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일회성 수익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선 아이폰 판매 부진 때문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가 줄어든 데 대해 고객사인 애플이 삼성에 일종의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부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영업이익이 7조 원 이상이라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삼성전자는 3분기도 2분기보다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일시적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모바일과 게임기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가전과 모바일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5일 갤럭시 언팩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20’과 폴더블폰 ‘갤럭시폴드2’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반기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다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이 크다”며 “미중 갈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하반기 실적 호조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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