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무선사업부와 가전사업부도 예상 밖 선전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실적이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8조1000억 원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7일 밝혔다.
코로나19 셧다운(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전체 매출은 작년과 전분기보다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전 분기(6조4500억 원) 대비 25.58%, 지난해 같은 기간(6조6000억 원)보다는 22.73% 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받는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51조1488억 원, 영업이익 6조5369억 원이었다. 매출은 컨센서스와 거의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때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반도체 부문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7조6000억 원으로 가장 높게 전망한 IBK투자증권은 반도체 영업이익을 5조4750억 원으로 전망했다. 1분기보다 37.3% 증가한 규모다.
두 번째로 삼성전자 실적을 높게 예측한 현대차증권은 반도체 부문 매출 19조6540억 원, 영업이익 5조6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전년 동기(매출 16조900억 원, 영업이익 3조4010억 원)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매출 17조6400억 원, 영업이익 3조9900억 원)보다도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일부 사업장 일시 폐쇄되면서 생산차질 및 수요악화로 고전이 예상됐으나 언택트 수요 증가가 이를 상쇄시켰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의 수요가 늘며 서버·PC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량이 늘었다.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영업이익에 도움을 줬다.
매장 폐쇄 등으로 극심한 부진이 예상됐던 모바일(IM)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작년보다는 부진하지만 당초 시장의 우려에 비해서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IM부문의 경우,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세트 수요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며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스마트폰의 제품 경쟁력이 낮아진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유럽시장에서 확보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무선·가전사업부 모두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이번 실적 호조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북미 고객의 일회성 이익이 포함된 영향도 있다. 증권가에선 일회성 이익이 약 9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초 디스플레이 부문은 모바일 OLED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5000억∼7000억 원가량 적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흑자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단 삼성전자는 3분기도 2분기보다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일시적 감소와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모바일과 게임기 등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가전과 모바일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5일 갤럭시 언팩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20'과 폴더블폰 '갤럭시폴드2'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반기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다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이 크다”며 “미중 갈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하반기 실적 호조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