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악의 업황'을 겪는 항공·정유사들이 최근 들어 업황 개선 기미가 보이지만, 회복세를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최근 발표한 5월 항공화물 통계치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화물 수요 및 공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34.7% 감소하며 4월보다는 하락폭을 줄였다.
다만, 1년 전보다 감소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특히 5월 화물 공급은 규모를 보다 늘리기 위해 전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여객기까지 투입시키며 비상 대첵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회복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항공사들이 객실 내 좌석을 임시로 뜯어내고, 일부 국가의 경우 항공 규제까지 임시로 완화시키는 등 화물 실적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그 덕분에 수개월 째 적자에 허덕이는 여객 부문과 달리 화물 부문은 그나마 회복되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석유업계 역시 최근 제트유(항공유)를 비롯해 업황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요 회복은 아직 멀었다는 우려감이 여전히 팽배하다.
정유업계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셋째 주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 당 0.1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3월 셋째 주 -1.9달러 이후 14주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호주,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여행 제한 완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특히 모든 외국 국적자에 대한 입국과 수송을 거부하고 있는 호주의 경우 내년까지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S&P 글로벌 플래츠(Global Platts)'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항공편이 코로나19 이전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비상업적 항공편은 정상화돼가고 있지만, 상업적인 항공편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이에 정유업체들은 1분기 '죽음의 계곡'을 지나 차츰 실적을 회복하는 모양새지만, 수요 개선 없이 경영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공급량 조절 등으로 마진을 개선할 순 있지만 사업이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수요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