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7월 11일부터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차량 연식별로 차등해 변경한다. 3년에서 9년의 차량은 1.4% 할인, 2년 이하의 차량은 2.5% 할인이다. 기존에는 전체 차량을 대상으로 1.5% 일괄 할인을 해줬다. DB손보 관계자는 “연식이 최근일수록 블랙박스 착용 차량 손해율이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도 지난 4월부터 12년 이상 연식의 개인용 차량에 대한 블랙박스 할인을 없앴다. KB손해보험도 특약 할인율을 4.2%에서 12년 미만은 2.8%, 12년 이상은 0.2%로 조정했다. 고연식 차량의 경우 블랙박스 장착 차량의 사고율이 오히려 높다는 내부 통계에 기반을 뒀다.
손해보험사들이 블랙박스 할인 특약에 차등을 두는 이유는 높아진 손해율에도 자동차보험료를 충분히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량 연식별로 차등을 둬 손해율 관리를 고도화하겠다는 의도다.
지난달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국내 손보사 빅4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1.5%를 기록했다. 손보업계에는 통상 적정 손해율을 78~80% 정도로 보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적정 손해율을 웃도는 수치다.
블랙박스 할인 특약의 실효성이 이전보다는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기준 블랙박스 특약 가입은 전년보다 7.2%포인트 상승한 58.3%다. 절반 넘는 차주들이 가입할 만큼 이미 보편화해있는 것이다. 이미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의 블랙박스 특약은 5년 전부터 축소 또는 폐지되기도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블랙박스로 인한 손해율 감소가 통계로 확인돼야 할인을 해주는데, 연식이 오래된 차량은 블랙박스를 장착해도 손해율이 높았다”며 “손해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과 손해율 관리를 함께 가져가기 위해 차등을 두는 전략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