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나흘 연속 강세(국고채 3년물 기준)를 이어갔다. 특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달만에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국채선물 매수가 영향을 줬다. 전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7월 국고채 발행계획(국발계) 물량도 시장예상보다 적었다는 평가 속에서 안도감을 줬다. 반기말을 앞두고 일부 윈도우드레싱성 매수도 있었다.
반면, 반기말인데다 SK바이오팜 청약 환매 수요에 단기물은 약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드커브는 플래트닝됐다. 물가채가 강해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를 의미하는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3개월보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와 7월 국발계 안도 심리가 강세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전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실질기준금리가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 “적기 유동성 환수” 등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비우호적인 언급을 함에 따라 단기물 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반면 장기물은 입찰과 대외금리 움직임에 연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방향성은 일방적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26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1년물은 0.1bp 오른 0.665%를, 통안2년물은 0.4bp 상승한 0.779%를 기록했다. 반면, 국고3년물은 0.6bp 하락한 0.811%로 역대최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저치는 지난달 25일 기록한 0.815%다.
국고10년물은 1.7bp 하락한 1.327%를, 20년물은 1.6bp 내린 1.526%를 보였다. 국고30년물과 50년물은 1.9bp씩 떨어져 각각 1.551%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10년 물가채는 7.1bp 하락한 0.857%로 3월10일 0.845% 이후 3개월보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은 기준금리(0.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31.1bp로 좁혀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도 1.1bp 줄어든 51.6bp였다. BEI는 5.4bp 상승한 47.0bp로 3월11일 47.4bp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5062계약을 순매수해 나흘째 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3698계약을 순매도하며 나흘연속 매도를 보였다. 개인도 1364계약을 순매도하며 역시 나흘째 매도에 나섰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2틱 상승한 134.1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34.32를, 저점은 133.93을 기록했다. 장중변동폭은 39틱에 머물렀다. 미결제는 30계약 줄어든 15만8136계약을 보인 반면, 거래량은 772계약 증가한 5만328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32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040계약을 순매수하며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은행은 853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했다. 연기금등도 546계약을 순매도해 9거래일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2월17일부터 3월4일까지 기록한 13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3개월20일만에 최장 순매도다. 보험도 131계약을 순매도해 6거래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 또한 3월26일부터 4월2일까지 보인 6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선에서는 이틀째 10선에서는 사흘째 각각 역대 최대치를 이어갔다. 3선은 26만618계약을, 10선은 9만8186계약을 나타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과 10선은 각각 고평 1틱씩을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거래는 전혀없었다.
그는 이어 “반기 평가를 앞두고 다음주도 윈도우드레싱성 매수세가 유입될 것 같다. 반면, 입찰이 다시 시작됨에 따라 변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한방향으로 움직이는 장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20년물 입찰도 풀옵션 발행으로 마감했다. 상반기 사상 최대 국고채 발행이 그럭저럭 무난히 마무리되는 모습으로 일단 공신은 외국인이다”며 “이번주도 외국인 선물매수가 약세 재료들을 압도했다. 어제 채권시장엔 다소 비우호적인 이주열 총재의 멘트에도 선물 매수세를 급하게 늘렸고, 오늘도 선물매수를 주도했다. 증권을 비롯한 국내 기관들은 포지션이 꼬인 부분이 있는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주도 주간 사상최대 국고채 발행 물량을 받아야 한다. 분기와 반기말이 겹쳐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다. 월말과 월초 지표도 있다”며 “금리는 어느덧 3년물이 0.8%대, 10년물이 1.3%대까지 내려와 있다. 한은 스탠스도 있어 3년물은 하방경직성이 커진 상황이다. 10년물은 수급과 대외 금리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