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장중 변동폭도 크게 줄어 한달10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엔 1198원을 밑돌며 2주일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밤사이 미국에서 금융규제 조치인 볼커룰(Volcker rule)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줬다. 이 영향에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와 아시아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실제 코스피는 1% 넘게 올랐다. 반면, 금요일엔 롱(달러매수)이란 격언처럼 장막판엔 달러매수세가 유입됐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인데다, 악재보다는 호재에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원·달러 하락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봤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등 요인도 있어 원·달러가 쉽게 떨어진 어려울 것으로 봤다.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질 경우 되레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음주 별다른 이벤트가 없다면 원·달러는 1196원에서 1206원 사이을 오갈 것으로 봤다. 넓게는 1190원에서 1215원 내지 1220원까지 오를수 있다고 전망했다.
1200.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막판 1200.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3.3원에 그쳐 지난달 14일 변동폭 2.7원 이후 가장 적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01.6/1202.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5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 종가 1202원 보다 더 낮은 1200원으로 출발했다. 볼커룰 완화소식에 주식시장에서 위험선호 심리를 회복했고,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도 비슷한 영향을 받았다. 수급적으로는 결제가 많았다. 장후반엔 저점 인식에 따른 달러매수세로 올랐다”며 “그럼에도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주식이 좋았고, 심리도 악재보다는 호재에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는 월말이자 분기말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환율이 많이 올라 네고물량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단 다음주 이틀간 네고물량은 나올 듯 싶다”면서도 “앞서 밝힌바와 같이 대내외 시장이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달러가 상승 동력을 가지려면 코로나19보단 미중 무역문제가 대두돼야 할 것이다. 다음주 원·달러는 1190원을 하단으로 해서 상단은 1215원 내지 1220원까지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분기말 관련 네고 물량이 많았다. 10장 이상 마(MAR·시장평균환율)로 처리됐다. 장중 마 평균환율에 맞춰가면서 등락했다. 오후장 들어서는 미 선물도 돌아섰고, 금요일인데다 분기말을 앞둬 리스크를 끊고 가겠다는 심리로 낙폭을 줄였다. 금요일엔 달러롱이라는 말이 있듯 포지션을 처리한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이 혼조세다. 내일이면 망할 것 같다가도 그렇지 않다. 스왑가격을 봐도 6월 빠졌던 것을 돌려놓고 끝났다. 엄청난 유동성으로 유지되는 장 같기도 하다. 대내외 주식이 오르면 얼마나 오르겠느냐는 비관론자들, 즉 롱뷰들이 많이 죽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달러화가 약세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시장 분위기는 아래쪽을 보는 것 같다. 다음주 원·달러는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1196원에서 1206원 사이 10원 레인지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1198원에선 비드가 많고 1210원은 버거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5엔(0.05%) 하락한 107.11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내린 1.121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23위안(0.03%) 오른 7.083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2.28포인트(1.05%) 급등한 2134.65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낙폭(49.14포인트, 2.27%)의 절반가량을 회복한 셈이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602억3200만원어치를 매수해 전날 2800억 가량 순매도에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