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한남3구역을 품게 된 현대건설은 단숨에 정비사업 수주 1위로 올라섰다.
21일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1층 전시장 A홀에서 2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하고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날 조합원 3842명 중 2801명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현대건설은 1167표, 대림산업은 1060표, GS건설은 497표를 각각 획득하면서 현대와 대림이 최종 투표로 맞붙였다.
이어 진행된 2차 투표에서 현대건설이 과반인 1409표를 획득하면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총 사업비만 7조 원…지하 6층~지상 22층, 총 5816가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한남ㆍ보광동 일대 38만6400㎡에 아파트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를 짓는 사업이다. 추정 공사비 1조8880억 원 등 총사업비가 무려 7조 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진행된 재개발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규모 컸던 만큼 사업을 진행하는데도 부침이 많았다. 2003년 한남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된 후 2009년 정비구역 지정, 2012년 조합설립인가, 2017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지난 3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시공사 선정이 쉽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말 첫 공고 이후 수주전 과열에 따른 입찰 무효와 입찰 건설사에 대한 검찰 수사 등으로 수개월간 사업이 지연된 것이다. 이후 조합과 입찰 3개 건설사들은 과열 수주 경쟁으로 논란이 된 만큼 재입찰에 나서며 클린수주를 약속했으나 치열한 물밑 경쟁으로 또다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직전에 앞두고서도 강남구청이 조합 측에 집합금지 행정명령 전달과 과태료 등의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또 다시 연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합은 사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총회를 강행,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번 시공사 선정으로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도 본격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조합 측은 빠른 시일 내에 관리처분인가에 나선 뒤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원, 안정적 사업 추진 능력에 점수…"기술력과 경험도 자신"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이 탄탄한 재무구조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사업조건을 제시한 것에 큰 점수를 줬다. 앞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의 총 공사비로 1조7377억 원, 이 중 대안 공사비로 1797억 원을 제안했다. 특히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남3구역 이주비를 기본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에다 추가 이주비 LTV 60%로 총 100%를 책임 조달하겠다고 했다.
사업 촉진비(5000억원)를 포함한 사업 대여자금도 경쟁사 가장 높은 금액인 2조 원 이상을 제안했으며 추가 부담금도 입주 1년 후 100%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미분양 시 최초 일반분양가 금액으로 100% 대물 변제키로 했다.
여기에 새롭게 지어지는 단지 내 상업시설에 현대백화점 입점과 신분당선 역사 신설 시 백화점과 신설역사를 잇는 보행통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 총괄대표는 “현대건설의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 그리고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한남3구역이 강북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품 단지 ‘디에이치 한남’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번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로 2020년 6월 현재까지 총 9개 현장에서 3조 2764억 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수주액 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