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천 물류센터 건설현장 화재 사고와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해 양형기준 개선과 특례법 제정 추진 등으로 안전관리 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현장 화재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이천화재 참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실효성 있는 화재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고용부가 국토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협의해 수립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안전관리 위반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1월 시행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의 실효성을 확보한다.
이른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개정 산안법은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근로자 사망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더해 5년 이내 재범 시 최대 2분의 1까지 형사 처벌을 가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에 대한 벌금형도 기존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그러나 현재 양형 기준에는 개정 산안법 내용이 미반영된 상태다. 대법원의 산안법 위반 양형 기준은 징역 4개월~3년6개월에 불과하다. 기업에 대한 유일한 제재 수단인 벌금형과 관련한 양형 기준도 없다.
이에 정부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함께 산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양형기준 개선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다중인명피해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도 추진한다. 다중이용시설, 산업재해 등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다중인명피해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과 경영 책임자의 사업장 안전에 대한 책임을 보다 강화하는 내용으로 산안법 개정을 재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업과 경영책임자의 노동안전 경각심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시공 단계부터 건설공사 화재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 공사 모두 적정 공사기간 산정을 의무화하고, 안전관리가 불량한 건설업체 명단을 공개해 적격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형사고 발생 시 근로자에게 적정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근로자 재해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험료 일부를 발주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형 인명 사고 요인으로 꼽히는 건축자재 화재안전 기준도 대폭 강화한다. 현재 600㎡ 이상 창고, 1000㎡ 이상 공장에만 적용되는 마감재 화재안전 기준을 모든 공장과 창고로 확대하고, 화재안전 기준이 없었던 우레탄폼 등 내단열재 역시 불에 잘 타지 않는 성능을 확보토록 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이번 대책은 기업이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고 안전을 소홀히 해 발생하는 사고의 재발 방지에 초점을 뒀다"면서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이번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현장에서 실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