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시장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AA등급의 회사채에 이어 A급 회사채도 순차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건설(A-)은 전날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1940억 원어치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앞서 동종업체들이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줄줄이 미매각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던 한화건설(A-)은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매수주문을 받지 못했고, GS건설(A)도 모집액 1000억 원의 31%인 31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으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A-등급인 SK건설이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최근 향후 신용등급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은 가운데 2년물과 3년물로 트렌치를 나누면서 3년물 투자에 다소 부담을 느끼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확보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은 AAA급에 이어 AA급 회사채 투심이 회복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SK건설보다 신용등급 기준에서 앞서 있는 AAA~AA급의 우량기업들도 이번 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강세를 입증했다. 같은 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GS파워(AA)는 모집액(1500억 원)의 4배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받았다. 신용등급 AA-인 신세계센트럴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1400억 원)을 훨씬 웃도는 5100억 원의 수요를 끌어냈다.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AA등급인 한국서부발전은 15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200억 원 모집에 3100억 원의 수요가 몰렸다.
회사채 발행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AAA등급에 이어 AA등급 회사채까지 강세를 보이자 A등급 기업들도 속속 공모채 시장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신용등급 A 기업인 SK머티리얼즈(A+)와 NS쇼핑(A), 한라홀딩스(A) 등도 줄줄이 이번 달 공모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A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심 회복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크레딧 스프레드는 AAA 등급 회사채, AA+등급 카드채, AA 등급 캐피탈채 AA 등급 회사채 순으로 순차적인 강세 분위기를 볼 때 AA 등급 회사채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A등급의 경우 회복은 아직 시간이 필요로 하다. 미개각이 이전보다 줄어들긴 하겠지만, 업황과 실적 등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