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글로벌 고객 데이터 분석 및 솔루션 기업 던험비(dunnhumby)가 국내 소비자 성향을 조사·연구한 ‘2020 던험비 유통업체 선호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정서적 유대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20 던험비 유통업체 선호 지수’는 국내 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은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마트, 백화점을 포함한 오프라인 유통업체 14개사, 온라인 유통업체 9개사로 등 총 23개 유통업체다. 이번 조사는 던험비가 미국ㆍ호주에 이어 세번째로 실시한 국가별 소비자 성향조사다.
던험비는 이번 조사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정서적 유대감이 강한 유통업체에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 여파 속에서 전 세계 유통업계가 경쟁력을 갖고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소비자들이 유통업체를 선호하는 요인과 이 요인이 유통업체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한국 소비자들이 유통업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가격과 프로모션’, ‘품질과 쇼핑경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가격과 프로모션, 품질과 쇼핑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이어 편의성, 결품관리, 이동거리 순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가격과 프로모션은 쿠폰 및 할인 편리성, 프로모션, 경쟁력 있는 가격 등의 세부항목으로 구성됐다. 이 부문에서 코스트코(70점), 위메프(68점), 티몬 (67점), 쿠팡(64점), 홈플러스몰(53점)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응답자들은 “내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할인하거나 쿠폰 행사를 한다”와 “경쟁사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 부문에서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품질과 쇼핑경험은 제품의 신선도, 매장의 위생상태, 고급스러운 매장, 친절한 직원 응대, 자체 브랜드 등의 항목을 평가 집계했다. 이 부문에서 현대백화점(76점), 신세계백화점(71점), 롯데백화점(66점), 코스트코(63점), 이마트(57점)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부문에서 상위 5개 오프라인 유통업체 다음으로 온라인 유통업체인 마켓컬리(48점)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을 새벽배송으로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편의성은 점포위치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쇼핑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포함했다. 쇼핑 동선의 편의성, 신속한 결제, 편리한 온라인쇼핑 환경 및 앱 서비스 등의 항목을 평가했다.
결품관리는 유통업체가 갖춰야할 기본적인 요인이지만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중요도가 커졌다. 대형 유통업체가 소규모 유통업체보다는 이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온라인 채널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재고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던험비는 소비자가 유통업체에 갖는 정서적 유대감이 유통업체 재무성과와 얼마나 관련 있는지 조사했다.
정서적 유대감은 소비자가 유통업체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 신뢰도, 추천의사 등을 의미한다.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이 강하게 형성돼 있는 유통업체는 높은 지출점유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트코, 이마트, 쿠팡이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감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소비자 지출 점유율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던험비는 조사대상에게 쇼핑예산으로 100만원이 있다면 어떤 유통업체에 얼마씩 소비할 것인가를 질문한 결과 3개사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권태영 던험비 코리아 대표는 “지금 같이 변동성이 큰 시기에 유통업체들은 고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해 고객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유한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고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만이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