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손을 맞잡는다.
PIA(고순도 이소프탈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PTA(고순도 테레프탈산)에서 손을 떼는 롯데케미칼이 한화종합화학에서 PTA를 공급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경쟁관계였던 두 회사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발전을 위해 공생으로 관계를 재설정한 이번 결정을 통해 석유화학 산업의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한화종합화학과 합성섬유 및 페트병(PET)의 중간원료인 PTA 공급과 관련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다음달부터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연간 45만 톤(t) 규모의 PTA 제품을 공급받는다. 한화종합화학은 운휴 중이던 울산공장 2호 PTA 생산설비를 재가동해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은 석유화학업계의 경쟁사인 두 회사가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수익성 및 사업경쟁력을 확대하는 사례로서, 국내 화학산업 발전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7월부터 울산공장 내 연산 60만t 규모의 PTA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 전환을 통해 PIA를 생산해 사업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PIA는 PET,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이며, 롯데케미칼의 PIA 연간 생산량은 52만t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울산공장에 500억 원을 투자해 PTA 생산라인을 PIA로 전환하는 설비를 구축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이번 공급계약으로 안정적인 수급처를 확보하며 사업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게 될 전망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연간 200만 톤 규모의 국내 최대 PTA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급격한 산업 환경 변화에서 경쟁 관계도 언제든 협력 관계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사간의 유연한 생각과 행동이 기업 경쟁력 향상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석유화학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산업 위기에 대응하고자 기업이 자율적으로 뜻을 모아 협력을 추진한 사례로, 상생을 통해 양사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