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혼다코리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수입차 업계 1세대 경영인으로 2001년 혼다코리아 법인 설립을 주도한 정 회장은 19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자동차 업계를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11일 혼다코리아는 “정우영 대표이사 회장이 9일 부로 공식 퇴임했다”며 “이로써 혼다코리아는 일본 혼다기연공업의 100% 투자법인으로 전환됐다”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수입차 업계 1세대 CEO로 통한다.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고를 거쳐 성균관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1976년 기아산업의 이륜차 사업부인 기아기연공업에 입사, 자동차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6년 대림자동차공업 상무이사, 2000년 대림자동차공업 대표이사로 승승장구했다.
2001년엔 혼다코리아의 전신인 ‘혼다모터사이클코리아’ 대표를 맡으며 수입차 업계에 뛰어들었다. 2003년 사명이 바뀐 ‘혼다코리아’가 출범하면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혼다코리아 출범 직후 어코드와 CR-V를 앞세워, 단박에 혼다를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 브랜드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정 회장과 혼다와의 인연은 일찌감치 대림혼다 시절부터 시작했다.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꼽아온 일본 혼다는 전통적으로 연구소장이 최고 경영진에 오른다. 혼다코리아 법인 설립 당시, 연구원 출신의 정 회장은 대안이 없는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특히 정 회장은 3% 지분을 앞세워 국내 법인의 2대 주주로 출발, 책임경영에도 일조했다.
나아가 글로벌 혼다의 기업문화를 가장 적절하게 한국법인에 대입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일본 혼다의 회장은 별도의 사무공간 없이 일반 직원들과 하나의 공간에서 근무한다.
혼다코리아 출범 초기, 정 회장 역시 혼다의 기업문화를 이어받아 국내에서도 별도 사무공간을 내지 않고 직원들과 하나의 공간에서 근무해 눈길을 끌었다.
메커니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권위를 성큼 밀어내고 다가서는 그의 이런 소통 행보도 수입차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정 회장의 은퇴로 그가 보유한 한국법인 지분이 정리되면서 혼다코리아는 이제 일본 혼다의 100% 투자 법인으로 거듭났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 CEO 가운데 공학적 측면에서 가장 해박한 지식을 지닌 인물”이라며 “앞으로도 혼다의 한국역사 가운데 큰 획을 주도한 인물로 남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