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ㆍ농심이 야구장에 영문 광고판 띄운 까닭은?

입력 2020-06-08 15:20 수정 2020-06-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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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JinRamen'ㆍ농심 'SHIN RAMYUN' 전 세계 130개 국 노출돼…KBO 경기 美 ESPN 중계 계기로 해외 홍보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프로야구(KBO) 경기가 미국에 중계되는 것을 계기로 해외 시장을 겨냥한 국내 기업들의 홍보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국내 라면업계 1, 2위 업체인 농심과 오뚜기가 올해부터 국내 프로야구(KBO) 구장 광고판에 영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오뚜기의 로고 밑에는 ‘OTTOGI’라는 문구가 들어가고, 진라면이라는 한글 대신 ‘JinRamen’이라는 영어가 쓰이는 식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프로야구(MLB) 시즌 개막이 연기되면서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스포츠에 목마른 자국민들을 위해 KBO를 대체재로 낙점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한국 야구 특유의 응원 문화와 ‘배트 플립(빠던)’이 화제가 되면서 ESPN은 미국 전역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등 미주 전 지역, 네덜란드 등 유럽 전 지역 등 130개 국가로 KBO를 확대 생중계하기로 했다.

(MBC 중계화면)
(MBC 중계화면)

8일 업계에 따르면 6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포수 뒤편에 노란색 바탕에 특유의 빨간 글씨체로 ‘JinRamen(진라면)’이 쓰인 광고판이 자리했다. 오뚜기는 야구장에서 영문 광고를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ESPN 중계 일정이 있는 구단의 경기를 임의로 선택해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광고 집행 횟수나 단가 등은 대외비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진라면 이외에 진비빔면과 냉동 간편식 등 다른 제품에 대한 야구장 광고는 한글로만 운영하고 있다.

오뚜기는 식품업계에서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2013년에는 야구선수 류현진을 진라면 모델로 섭외했고, 2014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왔다.

아직까지 전체 매출의 85%가 국내에서 나오고 있어 해외 시장 개척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수년간 매년 400억~600억 원 수준의 광고선전비를 투자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전부터 화제가 되는 인물이나 젊은 층이 관심이 많은 아이템을 찾아 광고활동을 해왔고 이번 진라면 영문 광고 역시 그런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POTV 중계화면)
(SPOTV 중계화면)

농심 역시 올해부터 국내 야구장에서 영문 광고판을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짜파구리’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져 1분기 뜻밖의 수혜를 누리면서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현지 공장을 풀가동하며 1분기 해외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9% 늘어난 1677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브랜드 노출을 통해 판매 속도에 탄력을 더하겠다는 게 농심의 전략이다.

‘백산수’와 ‘신라면’ 제품을 야구장 옥외광고로 진행 중인 농심은 대표 제품인 신라면(SHIN RAMYUN)을 우선적으로 영문으로 표기해 노출하고 있다. 현재 고척, 광주, 수원, 대전, 창원 구장에서 영문으로 표기된 신라면 광고를 볼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수출 주력 제품이 신라면이기 때문에 당분간 타 제품보다는 신라면 광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도 올해부터 야구장 옥외광고 문구를 기존 ‘맥심’에서 ‘maxim’으로 변경했다. 동서식품 측은 영문 표기 변경이 이번 ESPN 중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오뚜기, 농심 등과 마찬가지로 홍보 효과 확대 차원의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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