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계열사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지분을 가진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가 4일(현지 시각) 나스닥에 상장했다고 8일 밝혔다.
니콜라는 상장 첫날 나스닥 시장에서 주당 33.75달러(약 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니콜라는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운송ㆍ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와 합병안을 승인받기도 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약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이 회사에 투자했다. 지분율은 6.13%다.
이번 상장으로 이들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7억5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 만에 가치가 7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당시 투자 결정에는 10여 년 동안 태양광 사업을 담당한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현 한화솔루션 부사장)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한화그룹 측은 밝혔다.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실무진과 함께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이 한화의 미래 사업 방향과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부사장과 밀턴은 지금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의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으로 공급할 권한을,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콜라는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018년과 2019년 한화,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니콜라는 현재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 전기 배터리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ㆍ유럽 트럭 시장에 진출하고, 이르면 2023년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소 트럭 제조 외에 수소 충전소 조성을 통한 수소 기반 물류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2027년까지 수소 충전소 800여 개를 지을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수소 에너지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 트럭으로 전 세계의 물류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 니콜라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