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금호산업, 계룡건설산업, 효성중공업, 화인종합건설 등 건설사 5곳은 밀린 공사대금을 지급하라며 3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공사 발주처인 LH를 고소했다.
포스코건설 등은 2013년 컨소시엄을 이뤄 LH로부터 '용산기지 이전 계획(YRP) 다운타운 복지시설 패키지' 공사를 수주했다.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신(新)기지에 매장 등 장병 복지ㆍ편의시설을 짓는 공사다. 당초 공사는 2016년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이듬해까지 완공이 미뤄졌다. 공기(工期)가 늘어지면서 공사비도 애초 예산(1467억 원) 넘어섰다. 포스코건설 등이 이번에 소송 가액으로 산정한 58억여 원은 공기 연장으로 늘어난 공사비다. 처음 공사비의 4% 수준이다.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 LH와 컨소시엄은 공사비 증액을 두고 4년 가까이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LH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대화를 했지만 정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기 연장에 따른 공사비 증액 문제는 공공기관과 민간 건설사 사이에 분쟁을 이르키는 핵심 원인이다.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간접 노무비ㆍ현장 관리비용) 증가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공공공사는 지난해까지 260건에 이른다. 다만 차수별(연차별) 계약이 아닌 총괄 계약에서 정한 공사 기간이 늘어나도 발주처에선 공사비 증액 의무가 없다는 게 현재 대법원 판례다.
컨소시엄은 분쟁 장기화로 일단 소송은 제기했지만 LH와 정면 대결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공공공사 최대 발주처이자 공공택지를 관리하는 LH와 관계가 틀어지면 관련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만약 컨소시엄이 기존 판례를 뒤엎고 소송에서 이긴다면 추가 공사비는 시공 지분(포스코건설 45%. 금호건설ㆍ계룡건설산업 각 20%, 효성중공업 10%, 화인종합건설5%) 대로 분배할 것으로 보인다.
LH 측은 "이제 소송이 시작된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기는 이르다. 재판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