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이어진 업종별 차별화 속 순환매 장세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1.98%, MSCI 신흥지수 ETF는 1.41% 하락했다.
전일 한국 증시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강보합에 그쳤다. 다만, 업종별 차별화는 지속되며 빠른 순환매의 움직임을 보인 점이 특징이었다. 오늘 미 증시 또한 이러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장중 대형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1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본격적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결국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 한국 증시 또한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을 높인다.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경기 회복에 대해 언급을 했으나 개선세가 미미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한 점도 부담이다. 최근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해 대다수의 연준위원들도 하반기 미국의 경기 회복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을 지속적으로 경고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주식시장은 V자형 경기회복을 기정사실화하고 급등했기에 매물 출회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 여기에 OPEC+ 회의의 취소를 비롯해 미국의 지속되는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 미국 시위 지속에 따른 소비 둔화 우려 지속 등 하락요인들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부진이 예상되나 미 증시의 특징처럼 업종별 차별화 속 빠른 순환매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 = 코스피가 2150선을 회복했다. 12개월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년래 최고치 돌파를 이어가며 2009년 4월 고점에 해당하는 12.2배로 상승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 PER 멀티플 확장의 배경에는 강력한 글로벌 정책 효과(역사적 수준의 재정 투입 및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뒷받침)와 함께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고평가 부담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정책 효과와 경제활동 재개라는 기본 틀에 변함이 없으면 고평가 영역의 추가 확장 가능성이 열려있다.
코스피 12개월선행 PER 사상 최고치는 2007년 기록했던 13.0배이며, 이에 해당하는 지수대는 2290이다. 쉼 없이 이어진 상승과 팩트에 해당하는 고평가 부담을 고려할 때, 주가 상승과 함께 시장 불안정성 역시 동시에 높아진 것은 외면할 수 없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요인은 기업이익 전망 호전인데, 아직은 충분치 않다. 이익 전망 하향조정이 진정되긴 했지만, 어닝 시즌 마감 이후라는 점에서 추세 확인은 7월에 시작될 2분기 어닝 시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시도되더라도 변동성 위험을 수반하게 될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가 상승이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배경 중 하나는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이다. 경제봉쇄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감수했던 각국 정부는 잔존하는 코로나19 위험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 재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일부 지표는 이미 정상화에 들어서기도 했는데, 코로나19 충격으로 35% 급감했던 미국 모기지 구매 신청 건수는 최근 7주 연속 늘어나며 동 기간 62% 급증, 이전 추세를 회복했다.
다만 아직은 대부분 지표가 바닥권 탈출을 시도하는 수준에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5월 ISM 제조업 및 비제조업지수가 반등했지만, 회복 과정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미국 고용지표의 경우 5월 15일 주간 계속실업수당청구건수가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며 급등했던 실업률이 5월에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회복과정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소비경기에서는 3월 말~4월 초 급감했던 미국 체인점 판매지수의 5월 반등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는 경제 조기 정상화 기대와 상당한 간극이 존재함을 의미하며, 경제활동 재개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