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세계 항공시장이 최대 34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1일 항공업계 및 세계 최대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달 15일 기준 전세계 항공사들이 현재 운항하고 있는 항공기 수는 1만3955대로 연초 대비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24년 전인 1996년 수준과 맞먹는다.
전 세계 하늘길을 오가는 전체 항공 편수의 경우 5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5% 감소했다. 이는 무려 34년 전인 1986년 수준과 비슷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상황으로만 보면 1996년, 1986년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아예 존재도 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1986년은 국적 항공사가 대한항공 한 군데만 존재하던 때로 당시 항공기 수는 30~40대에 불과했다.
또 1996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의 합류로 국내 항공사가 2개로 늘어났으며,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각각 107대, 40여 대였다.
현재는 7개의 LCC를 포함해 국내에는 총 9개의 항공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보유 항공기 수는 400대를 넘어섰다. 현재 줄어든 항공기 규모만 따져도 항공산업 초창기 시점으로 후퇴한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언젠가는 글로벌 항공 시장이 반등해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5년까지 약 2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최근 6년 간 가장 낮은 성장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