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속 적자, 재무 불량에 시달리고 있는 상장사의 소액주주들이 기존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을 문제 삼으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투자한 회사에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소액주주들도 늘었다.
주주행동주의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이러한 소액주주들의 제 몫 찾기 활동은 앞으로도 활발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소액주주들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향후 일정 부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 반란‘ 활발…경영권 다툼 치열 =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프, 메이슨캐피탈, 코닉글로리 등의 코스닥 상장사에서 소액주주와 현 경영진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프는 최근 이례적으로 ‘개미 반란’이 성공한 경우다.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합이 내세운 이사들이 신규 경영진으로 선임되면서 대표이사, 사내이사 등이 대거 교체됐다. 소액주주연합 측에 따르면 이날 펼쳐진 경영진 교체 투표에서 소액주주 측은 약 500만 주 차이로 승기를 잡았다.
주총 직전 기존 경영진 측 지분은 25.13%, 소액주주 측 지분비율은 9.46% 수준이었다. 유한성 한프 신임 대표는 “기존 지분율을 고려하면 다소 불리했지만, 소액주주 분들이 상당히 많은 수의 주식을 위임해주셔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소액주주 측이 경영권 분쟁에 나선 지 약 반년만에 나온 결과다. 소액주주들은 그간 김형남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기존 경영진이 여러 사업에 실패하면서 큰 손실을 회사에 안겼음에도, 수십억 원 성과급을 받아가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왔다며 경영진 교체를 요구해왔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메이슨캐피탈에서도 소액주주연대와 경영진 간 대립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중이다. 주주연대 측은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현 경영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연대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을 신규 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했다. 사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의안상정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를 두고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회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소액주주들도 나타났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주요 제품 '메디톡신주'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가 예고된 메디톡스가 대표적인 예다. 메디톡스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메디톡신주와 관련한 정보를 수차례 허위로 공시했다고 주장하며 회사의 주요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주주행동주의 영향…제도 보완 필요” = 전문가들은 몇 년 전부터 대두한 '주주 행동주의'가 소액주주들의 보폭을 넓히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도 소액주주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충분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소액주주들의 활동이 과거보다는 확실히 활발해졌지만 아직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사익편취가 우려되는 기업 행위에 대해 비지배주주의 동의를 얻게 하는 비지배주주의 다수결(MoM) 제도 도입과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 활성화 등이 대표적인 개선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