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는 올해 1~4월 국내 시장에서 총 1만4425대가 팔렸다. 전년과 비교해 40% 증가한 수준이다.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1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2만8945대로 지난해(12만5848대)보다 45%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맞물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뿐만 아니라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와 핵심 소재 등을 육성하고 있는 삼성과 SK, LG 등 주요 그룹계열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SK실트론은 미국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를 지난 2월 말 인수 완료한 후,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SiC 웨이퍼는 고경도, 내전압, 내열 등의 특성이 있어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전력 반도체용 웨이퍼다.
SK실트론 측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전망에 따라 차량용 인버터의 핵심 소재인 전력반도체의 수요도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경쟁 기업도 소수 업체에 불과하다. 회사 관계자는 “150㎜ 제품의 양산에 본격 진입해 전력반도체 고객에 공급할 역량을 확보한 업체는 당사를 포함해 소수 업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SK그룹에서 소재 사업을 전담하는 SKC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세계 1위 배터리 동박 제조사인 국내 기업 KCFT를 인수해 핵심 사업 구조를 화학에서 모빌리티 소재로 완전히 바꿨다.
이 밖에 SK하이닉스(차량용 메모리), SK텔레콤(자동차 인포테인먼트), SK이노베이션(전기차 배터리) 등도 전기차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선 삼성SDI가 배터리 공급 업체로서 전기차 성장에 직접적인 수혜를 본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기아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만나 배터리 동맹을 맺기도 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내년에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출시 계획을 앞두고 있다"며 "현재 대비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5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완성차를 제외한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차 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하고 차량용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주요 전기차 브랜드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LG그룹도 LG화학을 중심으로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전기차 관련 부품 소재를 만든다. LG 계열사들이 GM의 전기차 볼트 부품을 절반 넘게 공급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현재 LG의 자동차 전장사업은 그룹 계열사와 수직계열화를 통해 협업 체제를 갖추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는 LG화학이, 또 다른 핵심부품인 전기모터는 LG전자가 공급한다.
통신부품과 일반모터는 LG이노텍,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차량용 경량화 소재 등 내외장재는 LG하우시스가 각각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정책 등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배터리와 부품 소재 공급 역시 수요가 늘면서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