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포스트 코로나, 국제사회 공헌을 통한 한국의료의 시대로

황순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

▲황순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사진제공=한국보건산업진흥원)

우리 정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중남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보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한국의 방역정보 및 임상경험 등을 공유하는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전 세계가 개발 동향을 서로 공유하며 ‘하나의 실험실’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표현처럼, 의료현장 역시 이 난관을 극복하고자 함께 움직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및 방역 대책이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으로 받고 글로벌 스탠더드가 돼가고 있다는 사실에 의의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앞에서 한국의 의료시스템과 의료진의 우수성이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됐지만, 사실은 꽤 오랫동안 한국 의료의 우수한 기술과 노하우가 해외로 전파되고 있었다. 바로 취약한 의료환경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우리 의학 기술로 치료하고, 더불어 해외 의료진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나눔의료’를 통해서다. 나눔의료는 단순한 의료봉사 개념의 다른 사업과 달리 나눔의료 환자 현지 치료병원 의료진 초청 등에서 사업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주로 의료수준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공적개발원조(ODA) 수원국 중심 해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초청하고 있다.

해외 환자 유치, 병원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나눔의료에 참여하는 이유는 경제적 이익에 중점을 둔 국제의료사업의 추진이 의료의 공공성 측면에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반면 국제의료사업의 공익적 가치를 전파하면 ‘글로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는 나눔의료를 통해 국제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나눔의료사업의 공여 대상을 확대하고 수혜국(환자) 증대를 위해 지자체·의료기관·유치업체 컨소시엄을 지원했고, 나눔의료 환자의 현지 의료진을 초청하는 등 사업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에는 7개국에서 총 23명의 환자를 초청해 치료했고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러시아 등 4개국 의료진을 초청해 나눔환자의 치료, 수술 과정 참관 등을 통해 다지증, 섬유종, 골육종, 척추협착증 등의 치료기술을 전수했다.

이처럼 나눔의료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전파로 한국 의료의 국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의료·웰니스 분야 해외 인지도는 미국, 일본을 넘어섰으며 선호도 또한 미국, 유럽 등 쟁쟁한 경쟁자를 꺾고 1위를 달성했다. 공유가치 창출에 앞장선 기관·기업에 수여하는 ‘CSV포터상’을 의료·공공부문에서도 최초로 수상했다.

2011년 처음 나눔의료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총 26개국 404명의 나눔환자가 국내에 초청돼 치료를 받고 돌아갔으며, 수혜국 현지 방송을 통해 치료 과정이 다큐멘터리로 방영되면서 한국 의료의 인지도와 우수성은 더욱 널리 전파되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 의료서비스의 재방문 및 추천 의향은 97%를 넘어서는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제사회에 의료 핵심가치 공유를 통한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활동(CSR)과 의료분야 연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제사회 공헌 확산 기반을 마련하고, 나눔의료펀드 조성과 민·관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나눔의료사업의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기관과 협업해 나눔의료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국제사회 공헌을 통한 한국 의료의 위상 제고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힘써야 할 목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