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싱가포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주요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20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설립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다소 지연되고 있다.
현대로템이 싱가포르에 지사 설립을 결정한 것은 최근 현지에서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의 효율성 제고와 신속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월 프랑스, 일본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3600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싱가포르 남서쪽 주롱 일대에 새로 놓는 '주롱 지역선'에 전동차 186량을 제작해 납품하는 프로젝트로 2026년 개통 예정이다.
해당 물량은 모두 창원공장에서 생산하지만, 싱가포르 현지 거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며,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현지에 납품할 계획이다.
주롱은 싱가포르 남서쪽 공업지대로 대규모 상업지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향후 말레이시아를 잇는 고속철도의 정차역 건설이 기대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현대로템은 장기적으로는 이번 지사 설립으로 현지 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이 싱가포르에 신규 노선 전동차 수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싱가포르에 거점을 마련한 것은 창사 이래 두번째다. 2004년 전동차 396량 부품 개조 사업을 위해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한 이후 2015년 청산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만 2004년 시작한 사업은 단순 개조 사업에 불과해 사실상 이번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및 지사 설립이 싱가포르 시장 본격 진출이라고 해도 될 만큼 상당히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