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모스타트’는 연구소가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분석한 약 3000여 종의 약물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으며, 이는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된 렘데시비르와 비교 시 수백 배 우수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진입 시 스파이크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TMPRSS2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작용한다는 최근 독일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 TMPRSS2 억제 약물인 ‘나파모스타트’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에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원숭이의 신장 세포 대신 사람의 폐 세포를 활용해 항바이러스 효능을 분석하고 결과를 비교 검증했다.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됐으며, 이에 대한 특허를 지난 4월 20일 출원한 바 있다.
현재 혈액 항응고제와 항염증제로 사용 중인 ‘나파모스타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항바이러스 효과가 추가돼 일석이조의 치료 효과로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급성 폐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현재 국내외에서 ‘나파모스타트’ 관련 코로나19 임상연구가 진행 중으로, 향후 임상에서의 효능 확인을 통해 실제 치료제로 사용가능 여부가 주목된다.
국내에서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10개 병원이 참여한 연구자임상시험(총괄책임자: 경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배인규 교수)이 식약처의 승인을 거쳐 수행되고 있다. 해외에선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장은 “최근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보다 세포수준에서 수백 배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종식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파모스타트’는 원래 항응고제로 사용되어온 약물이므로 코로나19 폐렴의 주요 병리인 혈전 등의 폐렴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이미 허가되었거나 개발 단계의 약물 중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지난 2월부터 수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