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가 가동 3년차에 들어선 미얀마 시멘트 공장을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미래의 생존을 위해 결실을 맺은지 얼마 되지 않은 사업까지 과감히 접은 것이다.
14일 LG상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월 미얀마 시멘트 제조 공장(Highland Cement International Co., Ltd.)의 지분 51%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이 공장을 합작한 블루 다이아몬드(Blue Diamond Co., Ltd)사로 아직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G상사는 2015년 당시 도로, 항만, 전력 등 인프라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미얀마 시장에서 시멘트 자재의 수요도 늘어나자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블루 다이아몬드와 합작 시멘트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뒤 454억 원을 투입해 지분 51%를 확보했다.
이후 2017년 12월 공장을 완공하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갔으나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 1분기는 매출액 27억 원과 순이익 17억 원을 기록했다.
미얀마 시장에서 사업 확장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던 시멘트 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못하자 LG상사는 과감하게 이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제조 공장을 설립한지 3년만에 정리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나, 미래의 생존 위기감에 과단한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 집중’ 차원의 이번 매각 결정으로 LG상사는 재무 안전성 제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저수익 비핵심 자산에 대한 매각이 결정된 것”이라며 “매각 여부는 결정됐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자산 매각으로 재무 안전성과 건전성을 개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상사는 최근 비영업 자산 매각 등 자산 효율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LG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3400억 원에 달하는 재원을 확보했으며, 올 1월에는 중국 광저우에 있는 냉연강판 가공 공장(코일센터)을 226억 원에 매각했다.
이 같은 작업을 통해 LG상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차전지의 핵심 광물인 ‘니켈’ 사업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4차산업 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사업 플랫폼·솔루션을 개발하는 신규 사업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