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백화점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백화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도 낙제에 가까운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 매출 1조19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줄었다. 작년 4분기에 비교하면 32.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3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97.0% 추락했다.
세부적으로 백화점 사업 매출은 3311억 원으로 11.7%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226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08억 줄었다. 특히 면세점 타격이 컸다. DF 사업 매출은 4889억 원으로 30.5% 추락했고, 영업손실 324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50억 원 감소했다.
1분기 실적 악화는 1월 말부터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된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다중이용시설 기피로 고객 방문이 줄어든 데다 확진자 방문에 따른 휴점도 이어졌다. 실제 실적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강남점의 경우 1월부터 3월까지 4차례나 임시 휴점을 실시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백화점은 온라인 영업활동 강화와 선제적 방역 활동, 인터내셔날은 화장품,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바탕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백화점 역시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 1조38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고, 순매출액은 4496억 원으로 13.7% 주춤했다. 영업이익은 149억 원으로 80.2% 급락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백화점 매출이 전년 대비 17.7% 줄어든 3926억 원으로 집계됐고, 고정비 부담에 영업이익은 65.3% 감소한 342억 원에 그쳤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악화해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매출 감소로 인한 고정비 부담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만 면세점 사업은 2월 말 오픈한 동대문 시내 면세점 영향으로 개선됐다. 이 기간 매출은 80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4.4% 늘었고, 영업손실은 236억 원에서 194억 원으로 축소했다.
14일 발표가 예정된 롯데백화점 실적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 증권업계에서는 백화점 중 롯데쇼핑이 가장 큰 영업이익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키움증권이 추정한 롯데쇼핑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떨어진 4조1188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51.8% 내린 989억 원이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전망치보다 크게 부진했던 만큼 면세점과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더 높은 롯데백화점이 전망치보다 더 큰 타격을 업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에 공항 면세점까지 적지 않은 규모로 운영되는데다, 호텔과의 연계도 크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백화점인 만큼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