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의 역설’ 수도권 출퇴근시간 30분 목표, 부동산 오르면 '도로아미타불' 우려

입력 2020-05-12 13:26 수정 2020-05-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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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 조사, "연신내ㆍ킨텍스 인근 거주자 이사"

▲2018년 12월 27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착공식에 참석한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병훈 에스지레일 대표가 성실이행 확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18년 12월 27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착공식에 참석한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병훈 에스지레일 대표가 성실이행 확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2시간에 달하는 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30분으로 줄인다는 목표로 15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건설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가 정작 개통할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거주지 이전으로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호정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연구책임을 맡아 11일 발표한 ‘수도권 고속교통체계 구축에 따른 통행행태 변화와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는 GTX 개통 이후 GTX 정차역 주변의 지가 상승으로 인한 거주지 이전 현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SRT 개통 이후 정차역인 동탄역 반경 1.5㎞ 이내 지역을 중심으로 지가 변화가 높았다. 또 영국의 GTX인 크로스레일의 경우 노선 선상에 있는 주택의 평균매매가격은 2014년 34만4000파운드에서 2016년 42만1000파운드로 약 22%나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런던 주택매매가격 평균 상승률 14% 대비 8%포인트(P)나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특히 가장 빨리 개통하는 GTX-A 노선의 잠재적 이용자 및 해당 영향권의 거주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연신내와 킨텍스 인근 거주자는 주거비 절감을 위한 외곽의 새로운 주거지 이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서, 연신내, 동탄, 킨텍스역 인근에 사는 월세 세입자들 다수는 현 주거지보다 대중교통 기준 30분 이상 떨어진 거주지로 이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향후 GTX-B, C노선에서도 정차역을 중심으로 하는 거주비 절감을 위한 주거지 이전이 예고된다. 결국, 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30분으로 줄이려는 GTX의 애초 목표는 사라지고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김호정 선임연구위원은 “GTX 정차역 주변의 안정적 주택 공급을 위해 신혼희망타운·청년임대주택 등 주거복지정책을 연계하고 정차역 주변의 토지이용·지가 변화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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