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지분 매각 대금과 자회사의 배당수익 등으로 역대 최대 현금을 확보한 LG그룹이 연내 굵직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1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지주사인 LG는 LG CNS 지분 매각대금 약 1조 원과 서브원 지분 매각 대금 약 3000억 원을 S&I코퍼레이션으로부터 배당으로 수취함에 따라 현재 약 1조70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최대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IB업계는 연내 LG가 풍부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M&A를 통해 그룹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베인엔컴퍼니코리아 대표였던 홍범석 사장을 LG경영전략팀장으로 영입하며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함과 동시에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M&A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판토스 지분, 서브원 매각을 포함해 LG화학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부, LG유플러스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업부, LG전자 수처리 자회사 하이엔텍과 엘지히타치솔루션 및 LG퓨얼셀시스템즈, LG전자 베이징 트윈타워 등을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와함께 2018년 오스트리아 소재 헤드램프 회사인 ZKW를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억유로(약 1조4400억원)에 사들였고, 산업용 로봇 업체인 ‘로보스타’ 경영권도 확보했다. 또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 인수를 단행했다. IB업계는 향후 LG그룹에서 추가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확보된 자금을 활용해 올해는 대형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 CNS 지분 매각은 일감 몰아주기 회피를 위해서가 아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볼 수 있다”며 “투자형 지주회사를 지향하며 계열사의 사업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경제 상황이 불투명한 시기이지만 자금도 마련됐고 M&A를 생각한다면 금년이 적기”라고 분석했다.
LG그룹은 회사를 한번에 사들이는 M&A 외에도 투자에 대한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CES 2019 간담회에서 “LG전자가 조성한 투자펀드와 지주사인 LG 산하 펀드가 AI·자율주행·로봇 분야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며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거나, 지분 투자로 협력관계를 구축한 뒤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그룹은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 등의 계열사가 출자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라는 벤처 투자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서도 M&A 혹은 지분을 투자할 기업을 물색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에게는 코로나19로 세계 각국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지금이 M&A의 적기로 판단될 수 있다”며 “대기업 중에서 자금이 확보된 LG는 구 회장이 로봇·AI·자율주행 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제시해 왔던 만큼 연내 이와 관련된 분야의의 대형 M&A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