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면세 사업자들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세 번째 간담회가 15일로 미뤄졌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 사업자들은 8일 인천공항과 ‘임대료 인하’ 문제를 놓고 세 번째 마주할 예정이었지만, 공항공사 측 사정으로 간담회는 15일로 연기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항공사 측의 중요한 일정으로 전날 연기하자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공항공사와 대기업 면세점 대표이사단 간담회는 3월 14일, 4월 24일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첫 번째 간담회에서 인천공항 측은 ‘정부 지침 없이 임대료 인하는 없다’라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고 3개월간 임대료 납부 유예만 시행했다.
이후 정부가 공항에 입점한 대기업도 최대 6개월(3~8월)간 임대료 20%를 감면해준다는 내용을 담은 지원방안을 내놓자 인천공항 측은 정부 지침에 따라 임대료 20% 인하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면세업계와 인천공항 간 또 다른 갈등이 불거졌다. 인천공항이 6개월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대신 내년도 감면 혜택은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면세점 임대료는 전년도 여객 증가율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올해 상반기 여객 수가 사상 최저로 빠지면서 기저효과로 내년도 여객 증가율이 최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롯데ㆍ신라 면세점은 제1 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사업권을 포기했다.
이에 인천공항 측은 지난달 24일 두 번째 열린 면세점 대표이사단 간담회에서 ‘한 배를 탄 공동체’임을 강조하며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 구본환 사장은 “공사도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나 공사와 상업시설은 한 배를 탄 공동체인 만큼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실질적인 지원책을 기대하게 했다.
면세업계는 세 번째 간담회 자리에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이번 간담회는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 간담회는 인천공항이 면세점 측에 대안을 발표하는 자리인 만큼 어떤 내용이 나올지 어느 정도로 지원해줄지 예측할 수 없지만, 추가적인 임대료 인하 등 현재 상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면세업계는 2월보다 더 악화한 3월 성적표를 받아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3월 면세점 매출은 1조 873억 원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전인 1월보다 46% 줄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 타격을 받은 2월보다 1.3% 감소했다.
국내 면세점을 방문한 내ㆍ외국인은 총 58만7879명으로, 1월보다 85%, 2월보다 66% 급감했다. 지난해 3월 면세점 방문객 수는 412만6441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