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감소했다. 코로나 쇼크와 함께 작년 1분기 '환입금'에 따른 기저효과가 추가된 탓이다.
기아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에서 1분기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20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기아차는 1분기 △매출 14조5669억 원(전년 대비 17.1%↑) △영업이익 4445억 원(25.2%↓) △경상이익 2819억 원(70.2%↓) △당기순이익 2660억 원(59.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전이라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우호적 원-달러 환율, 국내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차 효과,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요인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말부터 주요 지역 공장 가동과 판매 중단이 시작되면서 2분기에는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상황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 최소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차판매와 매출은 증가, 영업익은 착시효과=기아차의 올해 1분기(1~3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도매판매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1.1% 증가한 11만6739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2.6% 감소한 53만1946대 등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1.9% 감소한 64만8685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2월 부품 수급 문제로 일부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부품 수급 정상화에 나서며 셀토스, 신형 K5 등의 신차효과를 이어갔다.
미국에서는 ‘북미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차’를 모두 석권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앞세워 판매가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중국과 3월부터 급속하게 영향을 받은 유럽에서는 산업 수요 급감으로 인해 큰 폭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우호적 환율 영향 △국내 신차 판매 호조 △미국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 RV 중심의 신차 판매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 등으로 전년 대비 17.1% 증가한 14조566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2.4%포인트 높은 84.5%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 일회성으로 반영된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 환입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과 유사한 비중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약 970억 원) △텔루라이드, 셀토스를 앞세운 미국과 인도 시장 판매 호조 △판매 믹스 개선 등 긍정적 요인으로 4445억 원을 달성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1분기에 '통상임금 환입금'으로 인해 일시적 영업이익 증가가 발생해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상대적으로 큰 폭인 25.2%나 감소했다. 업황이 유사하고 코로나 여파를 비슷하게 받은 현대차 영업이익이 5% 안팎으로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감소한 3.1%를 기록했다.
◇불확실성에 탄력적으로 대응 예정=기아차는 최근 지속한 주요 국가 간 무역분쟁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수요감소가 더해져 올 한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여건이 전망된다.
기아차는 신차 중심의 판매 역량 집중,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탄력적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분기부터는 중국,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자동차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지역별로는 먼저 미국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곧 투입을 앞둔 신형 쏘렌토 등 고수익 RV 차종 판매에 집중하는 한편, 코로나19에 대응한 특별 할부 구매 프로그램 운영, 전방위적 딜러 지원으로 판매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당분간 큰 폭의 판매 감소를 피하기 어렵지만,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판촉 활동을 강화하고 씨드와 니로 등 인기 차종을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국내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얻은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현지화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급격히 위축된 수요 심리 회복에 나서고 핵심 차종 위주로 판매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요절벽에 직면할 우려가 크다”며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언택트 마케팅 활동과 경쟁력 있는 신차 판매에 집중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