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은 흔히 '어려운 암'으로 불린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발견 시에는 이미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폐암 환자는 돌연변이 유전자 유무에 따라 효과가 있는 항암제가 달라 조직검사가 1회 이상 필요하다. 하지만 폐암에서의 조직검사는 쉽지 않다. 암으로 의심되는 덩어리를 영상검사로 확인한 뒤, 해당 부위에 굵은 바늘을 피부에서부터 찔러 조직을 채취한다. 폐를 직접 찔러 조직을 얻거나, 내시경으로 기관지에서 조직을 채취해야 하는데, 이러한 방법은 기흉 등 부작용 우려가 있고, 검사 자체를 적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많다.
항암 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확진을 위한 추가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재조직검사가 필요한 이유는 약제 내성 때문이다. 1년 정도 폐암 항암제를 쓰면 내성으로 인해 체내 유전자 변이가 생기고, 암 세포가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대표적으로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유전자 변이가 있으며, 폐암 환자(연간 미국 약 23만명, 국내 약 3만명) 중 약 40%에 EGFR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재조직검사가 쉽지 않은 이유는 1년 정도 항암치료를 하면 종양 크기가 줄어들어 정확히 조직을 채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환자가 고령일 경우 조직검사 시 기흉·염증 등 부작용 위험이 크며, 암 조직이 폐 말초 깊은 곳에 위치할 경우에는 내시경 진입이 어렵다.
이러한 폐암 조직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맞춤 항암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혈액을 이용한 액체생검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혈액내의 암세포(혈중암세포, CTC)를 분리해 그 특성을 검사하는 액체생검은 조직생검에 비해 검사가 쉬울 뿐만 아니라, 조직생검을 적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실시할 수 있어, 다양한 암종의 항암치료 및 항암제 개발과정에 적용이 기대되는 검사법이다.
싸이토젠은 액체생검 기반으로 EGFR치료제의 약물효과를 모니터링하고,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4종에 대한 항체를 개발하여 생산에 들어갔다. 이 항체들을 상용라이선스로 배포할 수 있는 권한은 모두 싸이토젠이 보유하고 있다.
싸이토젠 관계자는 “이번 항체 개발로 폐암에서 조직검사로는 수행하지 못하는 연속생검(검체를 주기적으로 반복 채취하는 검사법)을 통해 지속적인 약물 반응성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고 특히 EGFR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인자를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빠른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개발된 항체를, 미국 내 CLIA(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를 통한 진단서비스 제공에 활용, EGFR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환자 대상의 항암 신약을 상대로 동반진단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